법무부·검찰 '운명의 한 주'.. 중간간부 인사로 불만 폭발하나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20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중간간부의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논의할 방침이다. 중간간부 인사 발표는 이르면 21일 밤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법무부가 상정할 직제개편안이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예외조항이 적용돼 필수보직 기간으로 정해진 1년을 다 채우지 않고도 검사의 보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 발표가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설 연휴 전날인 23일에는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인사규정에 따라 발령일로부터 10일 전에는 인사내용을 공지해야 하는데, 다음 달 3일이 올해 정기 인사발령일이다.
◆윤석열 사단 “나 떨고 있니?”
윤석열 키즈로 불리는 중앙지검 부장검사들도 교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형곤(50·사법연수원 31기) 반부패2부장과 김태은(48·사법연수원 31기) 공공수사2부장,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중앙지검 반부패4부장이 손꼽힌다. 고 부장검사와 김 부장검사는 각각 조 전 장관 일가 비위 의혹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담당했다. 이 부장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서 윤 총장과 함께 일했으며, 반부패4부는 검찰의 직제개편안에 따라 공판부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중간간부 인사가 예측대로 ‘윤석열 사단’ 손발 자르기 식으로 진행되면 검사들의 반발이 다각도로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련의 정부·법무부와 검찰 간의 갈등이 단순히 윤 총장을 둘러싼 정치적인 공방이 아니라, 현 정권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수사팀을 축소 및 해체하고 실무자를 교체해 수사 동력을 실추시키기 위함이라는 의심을 받는 탓이다. 일선 검사들은 정치적인 문제를 넘어 정부가 검찰의 독립된 수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분개하는 분위기다.
정희도(54·사법연수원 31기) 대검찰청 감찰2과장은 지난 13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특정사건 수사담당자를 찍어내는 등의 불공정 인사는 ‘정치검사 시즌2’를 양산하고 다시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을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사의를 표명한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법무연수원 교수의 이프로스 글에는 검찰 역사상 최다인 600여개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전방위 압박으로 검찰 분위기가 매우 안 좋다”며 “예측대로 윤 총장 손발 자르기 식 인사발령이 이뤄진다면 줄사표가 잇따르는 등 검찰의 반발이 매우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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