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없다] "살려달라" 9년의 외침..또 막힌 '가습기 살균제법'

곽승규 2020. 1. 1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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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영상 ▶

[강 모 씨/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병 걸려서 알아서 죽어라' 그냥 그거예요. 근데 억울하잖아요."

[김태종/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기업들이) 완전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까 참 저희로서는 진짜 갑갑하죠."

비극은 계속됩니다.

정부 접수된 피해자만 6,707명인데 단 894명이 구제급여 인정을 받았습니다.

가까스로 피해 입증을 해도 이번엔 보상 범위가 너무 좁습니다.

기업에 더 강한 책임을 묻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 리포트 ▶

198개의 민생법안이 한꺼번에 통과된 날,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은 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피해자들의 호소가 외면 당하게된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8일 국회 정론관.

가습기살균제법 발의자 중 한 명인 한국당 정태옥 의원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정태옥 의원/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발의자] "도대체 언제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눈물을 방치할 것인가. 국민의 아픔을 보듬지 못하는 국회는 필요가 없다."

그러면서 법안 처리가 늦어진데는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정태옥 의원/자유한국당] "집권여당과 소수정당의 야합으로 국회가 파행적으로 운영되면서 법사위에 상정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말 정 의원말처럼 여당이 발목을 잡는 걸까.

하루 뒤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가습기살균법이 뒤늦게 상정됐지만 정작 법의 통과를 막은 것은 정 의원이 속한 한국당 의원들이었습니다.

당장 여상규 법사위원장부터 통과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여상규 위원장/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사전에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역시 이 법은 통과돼야 마땅합니다마는 그러나 조금 더 자구 정리, 내용 수정을 할 필요가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통과를 촉구하지만,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위원장님이 잘 보셨겠지만 어떤 위원도 이 법안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라고 이야기를 한 바가 없습니다."

한국당 정점식 의원이 다시 가로막습니다.

[정점식 의원/자유한국당] "(법무부 등) 해당 부처의 의견을 한번 들어 보고 처리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별 의견을 말씀드리지 않은 것입니다."

기업의 배상액을 걱정하는 법무부 측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자며 통과를 막은 겁니다.

이번에야말로 숙원이 풀릴까 애를 태우던 피해자들은 분통이 치밉니다.

정부 부처와 관련기관 등의 숱한 반대와 기업들의 로비를 뚫고

상임위의 여야 합의를 거쳐 겨우겨우 법사위까지 올라왔는데 불과 10분 만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게 맞느냐는 것입니다.

[이은경/가습기살균제 피해 유가족] "여상규 법사위원장님, 그리고 국회의원님들 당신 가족들이 피해 사망자면, 피해자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대로 놔두겠습니까?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이번 국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 죽습니다."

법안을 계류시킨 여상규 위원장은 다음 회의를 기약하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들이 이미 총선 준비로 정신없는 상황에서 다음 회의가 제대로 열릴 수나 있을지 피해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법이없다, 곽승규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재 / 영상편집 : 박종현)

<반론보도>"[법이 없다] "살려달라" 9년의 외침…또 막힌 '가습기 살균제법'" 관련 반론보도문

본 방송은 2020. 1. 19. "MBC 뉴스데스크" 프로그램에서 위와 같은 제목으로 방송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은 "소속 의원들이 법 통과를 가로막은 것이 아니라 체계 자구 심사를 하고, 관련 부처의 견해를 듣고자 하였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곽승규 기자 (heartist@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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