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실용적 중도' 화두 들고 제3지대 터잡기..총선지형 흔들까

방현덕 2020. 1. 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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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리모델링' 우선 추진..安 측근 "결정 오래 걸리지 않는다"
총선 불출마로 기득권 내려놔.."지역 연연치 않고 새 정치 구심점"
4년 전보다 미약해진 지지도는 걸림돌..與·대안신당 "위력 제한적"
첫 행선지로 20일 광주 방문..정치적 새출발 의지 다지며 '메시지' 내놓을 듯
1년4개월만에 한국땅 밟은 안철수 (영종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0.1.19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동환 기자 = 19일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복귀가 마침내 현실화됐다.

1년4개월만에 귀국한 안 전 의원의 행보는 중도·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총선지형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이 우선 주목하는 대목은 안 전 의원이 귀국 일성으로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점이다.

안 전 의원이 정치활동 재개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자리에서 바른미래당의 진로와 야권재편의 방향을 제시하는 큰 틀의 '화두'를 꺼내든 것이기 때문이다.

안 전 의원이 '실용'과 '중도'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진보나 보수로 갈려 낡은 진영 논리에 갇혀 있는 기존 정치권과 자신을 차별화하면서 80여일로 다가온 총선에서 중도층 표심을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의 '국민의당 녹색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선언인 셈으로, 거대 양당체제 모두 실망한 '제3지대'에서 새로운 정치의 터를 잡겠다는 듯으로 풀이된다.

안 전 의원은 귀국 회견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위한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많이 진입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 몸 하나 출마하는 것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 지향점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어느 지역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벨트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겠지만, 정계에 복귀한 것은 그런 소규모 지역적 문제 때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안 전 의원의 '실용·중도 정당 건설' 구상 작업은 우선 바른미래당에 복귀해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를 위해서는 손학규 현 대표와의 관계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 이 때문에 안 전 의원이 손 대표나 당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우선 접촉해 의견을 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손 대표와의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안 전 의원이 이미 폐허가 된 바른미래당을 뒤로 하고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 전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바른미래당 복귀와 신당 창당 중 어느 쪽의 가능성이 크냐고 묻자 "일단 여러분들을 만나 뵙고 상의드리려 한다. 그래서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향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을 창조적 파괴를 통해 이어갈 것인지, 가망이 없다고 보고 새 방향성의 당을 만들 것인지 상의할 것"이라며 "결정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바른미래당(손 대표) 쪽에서 만나자는 요청은 계속 오고 있다"며 "일단은 예정된 일정이 있으니 차차 만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문'(반문재인)을 기치로 내건 보수 야권의 통합 논의에 대해 안 전 의원은 "저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비롯한 중도·보수 진영의 통합 논의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번 총선이 '진보 대 보수'의 프레임 전쟁이 될 경우 '낡은 보수'의 이미지 탓에 야권심판론이 우세해지면서 야권이 필패할 거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이 "진영대결로 1:1 구도로 가는 것은 오히려 정부 여당이 바라는 일"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대신 "야권이 혁신 경쟁을 통해 국민 선택권을 넓히면 1:1보다 더 큰 합이 더 큰 결과를 얻을 거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보수 진영에 더해 중도·실용 정당이 '파이'를 넓혀 총선에서 야권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정치권의 관심은 안 전 의원의 구상대로 그의 재등장이 이번 총선 지형을 요동치게 할 중대 변수로 작용할지, 4년 전에 비해 미약해진 지지도가 보여주듯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안 전 의원이 내세운 '실용·중도'는 국민의당 시절 표방한 '극중주의'(중도주의의 극대화)와 유사한 개념이다.

언뜻 비슷해보이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서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나 무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어서 충분히 정치 지형을 뒤흔들 수 있다는 게 안 전 의원 주변의 전망이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갈려나온 대안신당 등은 안 전 의원의 복귀를 주시하면서도 "정치적 자산과 밑천이 다 드러났기에 위력은 제한적일 것", "금의환향이 아닌 돌아온 탕자일 뿐" 등으로 평가절하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호감도 조사에서 안 전 의원의 비호감도가 69%로 조사대상 7명 중 가장 높았던 점도 안 전 의원에게는 불리한 지점이다.

특히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에 다시 둥지를 틀 경우 '도로 국민의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과거와 같은 '안풍'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결국 안 전 의원의 성공 여부는 극중주의가 보여준 모호성을 탈피하고 실용과 중도에 기반한 분명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얼마나 표심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안 전 의원이 귀국후 첫 행선지로 광주를 삼은 것은 주목할만 하다. 그의 광주행은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

안 전 의원에 있어 호남은 '정치적 출발점'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게 주변의 얘기다. 2012년 대선에서 호남은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였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안 전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 녹색 돌풍'을 일으키는데 있어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안 전 의원의 20일 광주 방문은 정치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다지는 상징적 행보가 될 것이라는게 주변의 관측이다. 특히 호남의 지지를 다시 구하는 동시에 바른미래당 진로와 정계개편 방향과 관련한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철수, 귀국하며 큰절 (영종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2020.1.19 yatoya@yna.co.kr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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