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빈소에 정세균 총리 등 조문..이건희, 정몽구 회장 조화도

김지원 기자 입력 2020. 1. 20. 11:19 수정 2020. 1. 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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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날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자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에 20일 각계 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신임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조문했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명의의 조화도 놓였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오전 7시50분쯤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가족 중 가장 먼저 자리했다. 오전 8시26분쯤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빈소를 찾아 신 회장과 함께 조문객을 맞았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19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 가족들이 모여 영정을 보고 있다. 왼쪽부터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 제공

전날 신동주·동빈 형제는 경영권 다툼 등으로 갈라진 뒤 1년3개월여만에 부친 빈소에서 재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2018년 10월 신 회장에 대한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 2심 선고 때 마주친 바 있다.

고인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여동생 신정숙씨, 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 등도 빈소를 지켰다. 신준호 회장의 사위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카사위인 조용완 전 서울고법원장 등도 조문했다.

고인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는 친오빠 서진석 전 유기개발 대표 부부와 함께 전날 밤 11시10분쯤 빈소를 찾아 30분쯤 머물며 조문했다. 서씨의 딸 신유미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다른 유족들은 당시 빈소에 없어 서씨 일행과는 마주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 등이 이 부회장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문 이틀째인 오전 9시37분쯤 재계 인사 중 처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10여분 정도 빈소에 머물며 조문한 뒤 자리를 떴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도 일찌감치 빈소를 찾았다. 최 전 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여동생인 신정숙씨의 장녀다.

정 총리는 오후 8시45분쯤 빈소를 방문해 “고인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원래 저도 기업(쌍용그룹)에 있었고 고인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분”이라며 “산업자원부 장관을 할 때 고인과 어떻게 기업을 일궜는지 대화를 나누고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앞서 오후 5시40분쯤 조문한 뒤 기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고인에 대해 “‘식품에서 유통,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한국 경제 토대를 쌓으신 창업 세대’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특히 한·일 간 경제 가교 역할을 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향후에도 롯데그룹이 한·일 관계에서 민간외교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평소 거화취실(去華就實·화려함은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을 실천한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사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빈소 내실에는 문 대통령과 정 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도 자리했다.

1942년 맨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27세인 1948년 도쿄에서 창업한 신 명예회장은 한·일 국교정상화 후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한국 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식품·유통은 물론 관광·화학 등에 걸쳐 롯데를 매출 100조원 이상 국내 재계 5위(자산 기준) 대기업집단으로 키워냈다.

치매로 한정후견인까지 지정받은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 6월 법원 결정에 따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긴 이후 건강이 악화했다. 지난해 7월 영양공급을 위한 케모포트(중심정맥관) 시술을 받고 퇴원했다가 11월 한 차례 더 입원했다. 퇴원 8일만인 지난해 12월18일 다시 영양공급을 위해 입원했다가 1개월여만인 19일 향년 99세 일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고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장례식은 롯데그룹장으로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거행되고,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신 명예회장은 고향인 울산 울주군 선영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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