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검사, '여론전' 우려? "내일 기사 난다면 의도된 것"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검찰 반부패부장인 심재철 검사가 상갓집에서 후임 검사들의 항의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인 가운데 심 부장이 언론 보도를 미리 예측했던 정황이 나와 눈길을 끈다.

SBS는 19일 저녁 검사들 여럿이 모인 상갓집에서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이 상관인 심 부장에게 조 전 장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기소에 반대한 사실을 들어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양 연구관은 조 전 장관 수사 실무를 맡고 있다.

양 연구관은 검사들이 여럿 모인 이 자리에서 심 부장에게 “왜 무죄인지 설명해봐라”, “그러고도 당신이 검사냐”며 대놓고 항의를 했고, 일부 검사들 역시 양 연구관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매체는 심 부장이 이 자리를 떠나면서 “내가 도망치듯 떠났다는 말 한 줄을 내려고 가라고 하느냐”며 후배 검사들을 힐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심 부장이 개혁, 인사 등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언론플레이’를 예상한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심 부장이 “내일 이 일이 기사가 난다면 이 일이 계획적으로 의도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는 목격담도 전했다.

실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추미애 장관이 20일 상갓집 항명 사태에 대해 “장삼이사도 하지 않는 짓”이라며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전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노골적인 ‘언론전’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변호사인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기자들도 있던 자리에서 그렇게 한건 아마 좀 누구 들으라고 한 얘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현 부위원장은 “굳이 그럴 필요 없다. (이견이 있으면) 회의석상에서 하면 된다.. 상갓집은 조의하기 위해 온 자리”라며 “인사를 할지 안 할지 두고봐야 되겠지만, 본인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있을 것 같고, 그런 걸 좀 막기 위한 성격도 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장영락 (ped1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