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국, 맹렬한 스피드로 소재·부품 脫일본 실현"

이현승 기자 2020. 1. 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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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신문이 "한국에서 소재·부품의 '탈(脫)일본화'가 가속화 하고 있다"며 "일본이 수출 규제로 '잠자는 아이를 깨운 격(한국 식으로 ‘잠든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는 의미)'이 됐다"고 21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날 반도체 소재 업체인 솔브레인이 최근 순도 99.9999999999%의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사례를 언급하며 "역대 정권의 소재, 부품 등의 국산화 대책은 결실을 거두지 못했고 일본 측도 냉담한 시선이었지만 민관이 함께 맹렬한 스피드로 대책을 실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반도체 소재 기업 솔브레인을 방문했다. /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불화수소 등 핵심 소재 3종의 한국 수출을 규제했다. 이중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가공하고 그 위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쓰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는 95% 이상을 일본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8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고 매년 1조원의 예산을 확보해 3개 품목을 포함해 20개를 1년 내 국산화 하고 일본 이외의 조달처를 찾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재계 관계자도 "국산화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데다 이익률도 높지 않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그러나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리면서 한국 정부가 위기감을 느꼈고 민관이 적극 나선 끝에 결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일본 이외 기업으로부터의 조달도 가속화 하고 있다며 지난 8일 미국 화학회사 듀폰이 수출규제 3개 품목 중 하나인 레지스트 생산시설을 한국에 짓기로 한 것을 보도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의 탈일본화 움직임에 일본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여론에 어필하려는 측면도 강하다"며 "실제로 대기업이 양산하는 수준이 되어야 성공이고 앞날을 내다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대기업 내에서도 "국산화 보다 일본과 분업을 하는 게 비용도 리스크도 절감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다만 한일 경제에 정통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수출 규제로 반도체 라는 한국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고, 자는 아이를 깨웠다"며 "이번 탈일본화는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속도감도, 질도 다른 것 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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