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일본땅, 한국 반성하라".. 日 '영토왜곡관' 일방주장 시작 [밀착취재]

김청중 2020. 1. 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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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일본 땅이다", "한국인은 반성하라."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선전하는 일본의 영토·주권전시관이 21일 오전 10시 일본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 난무하는 가운데 일반관람에 돌입했다.

입장을 기다리던 '현토(縣土)·다케시마(竹島·독도에 대해 일본이 주장하는 명칭)를 지키는 모임' 무라다 하루키(村田春樹) 도쿄지부장은 취재를 나온 한국 기자들에게 한국어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반복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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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관 지령문' 등 일본 측 불리한 자료는 일절 전시 안 해 / 도쿄올림픽 방일 외국인·어린이에 대한 선전전 강화

“독도는 일본 땅이다”, “한국인은 반성하라.”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선전하는 일본의 영토·주권전시관이 21일 오전 10시 일본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 난무하는 가운데 일반관람에 돌입했다. 전시관이 입주한 도쿄 도라노몬(虎之門) 미쓰이(三井)빌딩 1층 로비에는 일반관람 시작 전부터 30여명을 줄지어 개장을 기다렸다. 

21일 일반관람을 시작한 일본 영토·주권전시관 내 독도 관련 전시장에 독도의 상징이 되는 2.9m 길이의 강치(바다사자) 박제가 전시돼 있다. 일본 어부의 마구잡이로 강치가 절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시관 관계자는 한국인이 강치를 다 잡아 죽였다는 취지로 해설하고 있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입장을 기다리던 ‘현토(縣土)·다케시마(竹島·독도에 대해 일본이 주장하는 명칭)를 지키는 모임’ 무라다 하루키(村田春樹) 도쿄지부장은 취재를 나온 한국 기자들에게 한국어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반복해 말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사람들을 모아 관람하러 왔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입구로 들어가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독도, 쿠릴열도 4개 도서(〃 북방영토) 관련 전시장 순으로 배치돼 독도 관련 전시장이 3개 전시장 중 중앙에 있다. 다케시마라고 쓰인 독도 관련 전시장에 들어가면 ‘1953 여름-현재 한국의 실력행사에 의해 불법 점거’라고 쓰인 대형패널에 “한국은 불법 점거한 다케시마에 있어서 착수(着水)시설, 헬리포트 등의 건설, 정부 고관의 상륙, 군사연습 등의 활동을 계속하는 것과 함께 독자 주장에 근거해 다케시마가 한국령이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영토·주권전시관이 일반관람에 돌입한 21일 개장에서 앞서 일본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이 패널을 지나가면 규모 30㎡의 독도 관련 본전시장이 강치(바다사자)를 중심으로 부챗살 모양으로 배치돼 있다. 강치는 일본 정부와 시마네(島根) 현이 캐릭터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치 박제를 앞에 놓고 시계방향으로 아래쪽에 독도에 대한 한국의 입장 18개를 작은 크기로 게시하고 그 위쪽에 일본의 반박을 대형 지도와 자료를 동원해 게시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정면에는 300분의 1 크기의 독도 디오라마와 독도 관련 일본의 주장을 선전하는 영상물을 상영하는 TV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태정관 지령문(太政官指令文) 등 일본 측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자료는 일절 전시하지 않았다. 태정관 문서는 과거 일본의 최고의결기구인 태정관이 1877년 3월 29일 작성한 문서로, 일본의 영토와 울릉도·독도는 관계가 없다는 내용이다. 
독도 전시장의 입구 격인 다케시마 패널. 도쿄=김청중 특파원
전시관 측은 이날 첫 단체 관람객 20여명에게 댜오위다오→독도→쿠릴열도 순으로 관계자를 붙여 해설했다. 약 1시간 10분쯤 진행된 단체관람 중 40분을 독도 관련 전시장에서 진행했다. 전시관 측 관계자가 한국을 비판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전개하자 한 관람객이 한국 기자들에게 고개를 돌려 “반성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어부들의 마구잡이로 멸절한 것으로 알려진 강치에 대해서도 “한국인들이 수면 위로 고개를 드는 강치를 다 쏴 죽였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본인을 일본 보수의 핵심 조직인 일본회의 회원이라고 밝힌 신하오루(新晴夫·70)씨는 전시관 내용에 대해 “이런 사실을 일본 학교나 일본 교사들은 가르치지 않는다”며 “더 많은 일본인이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케시마라고 쓰인 패널을 지나면 나오는 한국의 실력행사 때문에 불법 점거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패널. 도쿄=김청중 특파원
새로운 전시관은 패널, 지도 등의 기존 자료를 대폭 보강하고 동영상, 프로젝션, 디오라마(투시화) 등 첨단 관람 기술을 도입했다. 독도 전시장을 관람한 다나카 구니타카(40)씨는 “확실히 기존 전시관보다 비주얼적 측면에서 알기 쉽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독도 관련 전시장 입구 쪽에는 독도 관련 일본의 주장을 담은 일본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자료 등이 비치돼 있었다.  기존 전시관보다 접근성이 좋아서인지 개장 후 인근 직장인으로 보이는 관람객들도 줄지어 찾아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21일 일반관람을 시작한 일본 영토·주권전시관을 찾아 전시관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어린이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강치 캐릭터가 삽입된 안내문. 도쿄=김청중 특파원
전시관을 관람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도쿄올림픽 개회 6개월을 앞두고 이 전시관을 개관함으로써 방일하는 외국인에게 독도 영유권 홍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특히 강치를 캐릭터화해 어린이들에게 다가가기 쉽게 함으로써 자라나는 세대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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