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서 온 그 친구들, 카뱅 '프렌즈'로 남았대

안광호 기자 2020. 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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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출범 때 복귀 전제로 이직한 15명, 모두가 “카카오뱅크 잔류” 결정
ㆍ‘워라밸’·성장성 중시 경향 증명

4년 전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복귀’를 전제 조건으로 이직했던 KB금융 직원들이 전원 복귀하지 않고 카카오뱅크에 남기로 했다. 이들은 KB금융이 제안한 복귀 시 급여 인상과 희망 근무지 배치 등 파격적인 조건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이고 복지가 좋은 직장의 대명사인 대형은행에 비해 인지도나 급여 수준이 낮은 인터넷은행을 선택한 것이다. 유연한 근무형태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성장성 등을 중시하는 최근 직장인들의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6년 4월 카카오뱅크로 이직한 KB금융 직원 15명(국민은행 11명, 국민카드 2명, KB데이타시스템 2명)은 최근 카카오뱅크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KB금융 측에 전달했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보유한 3대 주주다. KB금융은 카카오뱅크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자사 직원들을 이직시키는 형태로 지원했다. 당시 KB금융은 이직한 직원들에게 ‘본인이 원할 경우 4년 이내에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약속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달 KB금융 측에서 이직해온 직원들에게 ‘12월23일까지 복귀 여부를 최종적으로 알려달라’고 했는데, 이들 모두 ‘남겠다’는 의사를 KB금융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이들에게 ‘복귀하면 급여 10% 인상, 희망근무지 우선 배치, 승진 검토’ 등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들의 잔류 결정은 최근 직장인들의 워라밸 선호 경향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임원과 간부의 사무실 공간을 없애고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부르는 등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또 유연근무제를 통해 집중 근무시간인 오전 11시~오후 4시를 제외하고 각 부서나 개인 상황에 맞춰 근무시간과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했다. 대형은행에 비해 실적 압박도 덜하다.

카카오뱅크의 성장 가능성도 잔류 결정 배경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260억원 규모의 스톡옵션과 255억원 규모의 우리사주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올 하반기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경직된 조직문화와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이나 인력 유출에 대응할 수 없다”며 “기존 대형 금융사들도 조직문화를 재편하고 디지털뱅킹으로의 전환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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