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문다혜 "아들 거론, 도 넘었다..곽상도 상대로 법적 대응"

문동성 기자 2020. 1. 2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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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 첫 언론 인터뷰…곽상도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 예정
아들 관련 허위사실 유포, 도 넘었다 판단…인터넷상 악성 루머에도 대응 계획
“아들 거론 참기 힘들어…대통령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호의호식하지 않아”
“대통령 흠집내기 위해 나와 가족의 사생활 얼마나 더 소모돼야 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2017년 5월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딸 다혜 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05.08.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37)씨가 22일 “아들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전날 다혜씨의 아들이 태국 방콕에서 1년 학비가 4000만원이 드는 최고급 국제학교를 다닌다고 주장하는 등 그간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제기해 왔다. 다혜씨가 의혹 제기에 대해 맞대응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다혜씨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허위사실 유포가 도를 넘어 대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근거 없는 의혹, 악성 루머 등을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 대한 얘기는 참을 수 있지만 자식을 건드리는 것은 정말 참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다혜씨는 그간 논란을 우려해 의혹 제기에 대한 반응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곽 의원이 전날 아들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판단에 즉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다혜씨는 최근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곽 의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곽 의원의 전날 발언은 사실무근이라는 취지다. 앞으로 의혹 제기가 이어질 경우 변호인을 통해 적극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다혜씨의 오빠인 준용씨는 지난해부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 야권의 의혹 제기에 직접 해명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혜씨는 인터넷상의 루머에 대해서도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교통사고를 내고 태국으로 도피했다’ ‘마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등 허위사실이 계속 유포되고 있어서다. 다혜씨 측은 “이미 인터넷상의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었다”며 “곽 의원이 다혜씨의 아들과 관련된 언급을 하면서 대응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다혜씨와의 일문일답

-그간 여러 가지 의혹 제기에 대해 대응하지 않았다. 왜 지금 나선 것인지.

“억울한 부분이 많았다. 저는 대통령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호의호식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게 더 많다. 정치인들은 대의 등을 위해 공인의 길을 선택한 것이지만 저는 아니다. 그런데 저를 공인의 위치에 몰아넣고 끊임없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고통을 주고 있다. 곽상도 의원의 의혹 제기가 시작되자 ‘총선이 3개월 남았으니 또 시작이구나. 대통령을 흠집내기 위해 나와 가족의 사생활이 얼마나 더 소모돼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논란이 증폭될 수도 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허위사실 등에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공격하는 쪽은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상에는 ‘아니면 말고’식의 자극적인 가짜뉴스와 악성 댓글이 도를 넘고있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을 호소하지만 언론은 순기능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가만히 숨죽여 지내는 것은 비겁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이제는 참지 않겠다.”

-가장 견디기 힘든 의혹 제기는 어떤 것인가.

“모든 것이 힘들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이 제기되면 저와 가족은 피해를 봐야 한다. 저를 공격하는 세력은 조직적이고 거대하다. 한국당은 ‘문다혜 해외이주 의혹 진상조사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언론은 기사를 낸다. 수년간 끊임없이 인격이 말살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대통령의 아들, 딸의 신상털기가 공익을 위한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공인이 자식을 위해 불공정한 행위를 했는지는 검증 대상이다. 하지만 지금 이뤄지고 있는 일들은 스토킹에 가깝다. 특히 어린 아이까지 정치적 목적을 위해 희생시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터미널 매각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다"며 "청와대 관여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0.1.21 jeong@yna.co.kr


곽 의원은 그간 검증을 명분으로 다혜씨 등 문 대통령 일가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다혜씨 아들이 태국 방콕 인터내셔널 프렙스쿨에 다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학교는) 방콕 최고 국제 명문 학교로 등록금 및 학비, 과외 활동까지 하면 1년에 대략 4000만원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혜씨 아들의 학교 문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3년간 방콕에 두 차례 방문했지만 명확한 물적 증거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 측은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도 수차례 접촉해 다혜씨 가족과 관련된 사항을 질문했다고 한다.

곽 의원은 지난해 1월 “항간에는 다혜씨의 남편 서모 씨가 다녔던 회사에 정부로부터 200억원이 지원됐는데 이중 30억이 횡령·유용 등 부당 집행됐다느니, 재산 압류를 피하기 위해 서씨가 급하게 재산을 증여·처분했다느니 등 의혹과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했다. 곽 의원은 다혜씨 가족이 해외로 이주했다는 증거로 아들의 학적변동 서류까지 공개했다. 또 “태국에서 다혜씨 가족의 경호 인력으로 최대 12명이 붙었다고 하면 최대 9억여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는 주장도 했다.

-곽 의원의 의혹 제기 중 사실인 부분이 있나.

“태국에 갔다는 것 외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다.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일을 해야 하는 데 아이의 학교가 어디 있는 지, 남편이 어디서 일하는 지 뒤지고 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스토킹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곽 의원은 계속 ‘카더라’, ‘아니면 말고’ 식으로 증거도 없이 얘기하고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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