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1500명 취소"..中 폐렴 공포에 여행업계 '초비상'

유승목 기자 2020. 1. 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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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우려에 1~2월 여행취소 급증..한 대형 여행사, 22일 하루 만에 취소 여행객 1500명 넘어
국내서 '중국 원인불명 폐렴' 증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중국발 항공기를 통해 입국하는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우한 폐렴 공포로 중국 여행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불안감이 커지면서 설 명절 연휴 뿐 아니라 2~3월에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본여행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마저 휘청이며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중국 여행상품 취소율이 급증하고 있다. 한 국내 대형 여행사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로 1~2월 예정된 중국여행 취소자가 2500 명을 넘어섰다. 이 여행사의 월 평균 중국 송객 인원이 1만 명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한 폐렴 리스크로 순식간에 20~30%에 가까운 인원이 여행을 포기한 것이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전날까지만 해도 1000여 명이었던 취소자가 하루 사이에 1500명 가까이 늘어났다"며 "당장 설 연휴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 뿐 아니라 2~3월 취소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취소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콩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2일 (현지시간) 홍콩 국제공항에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의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 국내 주요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인터파크투어의 1~3월 중국여행 상품의 취소율은 15~20% 달하고 있다. 취소 여행객들은 현재 아예 여행을 포기하거나 태국 방콕이나 하노이 등 동남아권 유명 여행지로 예약을 돌리고 있단 설명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단순히 중국 뿐 아니라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지역의 전반적인 여행 수요 자체가 휘청이는 상황이다. 국내 여행사들이 취급하는 중국 지역 여행상품 중 우한이 목적지거나 우한을 거쳐가는 상품이 없음에도 여행수요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우한에서 500㎞ 가량 떨어진 장가계 등 인기 여행지로 향하는 여정에도 걱정하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이 호흡기로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알려진 데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 이동하는 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중국을 찾는 여행객 상당수가 고령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낮아 폐렴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인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우한 폐렴에 대한 스스로 질병을 주의하고 예방하는 것 외에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도 여행심리를 위축되게 만들고 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해서는 백신이나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며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뉴스1) 안은나 기자 = 중국 우한(武漢)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21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전광판에 해외여행 시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떠 있다. 2020.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여행객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로 인한 학습효과도 최근 우한 폐렴으로 인한 여행 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단 분석이다. 전염병 등 질병은 여행심리를 위축되게 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는 초비상 상태다. 제2의 사스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사스가 유행했던 2003년 중국을 찾은 여행객은 194만5500여 명으로 전년(212만여 명)보다 20만 명 가까이 줄었다. 당시 일본행 여행객이 20만 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한창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였지만 사스로 중국 지역 상승세가 꺾이며 많은 여행사들이 피해를 입은 적 있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 2003년 사스 당시보다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일본여행 불매로 일본시장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주요 시장인 중국노선까지 꺾이는 겹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불매와 달리 중국 폐렴 이슈는 향후 중국 뿐 아니라 동남아나 미주 등 다른 지역까지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여행수요 자체가 주저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현재 중국을 넘어 미국 등 세계적으로 번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태가 지속되며 여행산업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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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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