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라디오 깜짝 등장.."엄마 사랑해요, 말이라도"

안채원 2020. 1. 2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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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생방송 전화연결
"어머니, 혈혈단신 피난..이산가족 상봉이 평생의 효도"
"엄마 정말 사랑해요, 말이라도 한 번 한 적 있었나 싶다"
'작년 아쉬운 점' 질문엔 "북미 대화..특히 하노이 회담"
본인 만67세 생일에 "축하 쑥스러워"..신청곡 '너의 의미'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출연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1.2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얼마 전 어머님을 여의시고 어머니 없이 처음으로 설을 맞는 분입니다. 궁금하시죠?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진행자 김창완씨)

"안녕하세요. 문재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설 특집을 맞아 부모님께 띄우는 사연을 소개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뜻밖의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취임 후 세 번째 설 연휴를 맞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이 설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SBS 라디오 프로그램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전화로 등장했다. 이날 오전 10시36분부터 출연한 문 대통령은 10분 가량 진행자 김창완씨와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의 전화 연결 전, 라디오에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전하는 한 여성 청취자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 소개를 마친 김창완씨는 "이제는 직접 전화연결을 하겠다"며 "얼마 전 어머님을 여의시고 어머니 없이 처음 설을 맞는 분"이라며 문 대통령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안녕하세요. 문재인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인사 한 번 해달라'는 김씨의 요청에 문 대통령은 "네 김창완씨 반갑습니다. 아침창(라디오 프로그램 이름) 가족 여러분 놀라셨죠. 새해 인사드리고자 전화드렸다. 문재인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어머니인 고(故) 강한옥 여사 없이 처음으로 맞는 설 명절에 대한 소회를 풀어 놓았다. 강 여사는 지난해 10월 소천했다.

진행자가 '이번 설이 남다를 거라 생각한다. 어머님 없는 첫 명절인데 생각이 많이 나시겠다'라고 운을 떼자 문 대통령은 앞서 소개된 사연을 언급하며 "참 마음이 찡하다. 우리들 어머니 모습 그대로다. 모든 것을 다 내주고 자식의 흠을 품어준다. 저희 어머니도 꼭 그런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첫 제사도 드리고 성묘도 하게 되지만 어머니의 부재가 더 아프게 느껴진다"며 "사연 보내신 분처럼 '엄마 정말 사랑해요' 라는 말이라도 한 번 제대로 한 적 있었나 싶다"고 돌이켰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출연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1.24.photo@newsis.com

'어머니에 대해 특별히 떠오르는 추억이 있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저희 어머니는 피난살이를 하시면서 고생 참 많이 하셨다. 더구나 제가 젊을 때 대학에서 제적당하기도 하고, 또 여러 번 구속 되거나 체포됐다. 심지어 변호사가 되고 난 후에도 체포돼 구금된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걱정을 하셨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에 들어서고 난 후에도 기쁜 일도 있었겠지만 늘 정치 한복판에서 많은 공격을 받게 되니까 늘 조마조마하게 생각하셨다. 불효도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문 대통령은 "추억을 말하자면 아픈 추억이 더 많은데 오늘은 기쁜 날이니 즐거웠던 추억 하나만 말씀드리겠다"며 2004년 이산가족 상봉에서 고 강한옥 여사가 막내 여동생을 만난 사연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가 흥남철수 때 내려온 이산가족인데, 혈혈단신이었고 그만큼 이산가족의 한이 깊었다"며 "2004년 이산가족 행사 때 상봉 대상자로 선정돼서 금강산에서 (어머니의) 막내 여동생, 제게는 이모님을 만났다. 그게 아마 평생 최고의 효도가 아니었겠나 싶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상봉이 끝나고 헤어질 때도 어찌나 슬퍼하시던지, 살아생전 어머니 고향에 모시고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교착상태에 있는 북미 대화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노딜'로 끝난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지난해 가장 아쉽거나 안타까운 일은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국민 삶이 더 나아지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특히 더 아쉬웠던 것은 북미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던 게 아주 아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하노이 정상회담 빈손으로 끝난 게 무엇보다 아쉽다"며 "북미대화가 진전이 있었더라면 한반도 평화도, 남북 협력도 크게 앞당길 수 있었고 명절이면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 하시는 이산가족에게도 희망 드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새해 덕담 인사를 해달라는 요청에는 "무엇보다 안전 운전하시길 바란다. 그리웠던 가족, 친지들과 떡국 한 그릇 넉넉히 나누면서 즐건 시간 보내시라"며 "오늘 사연들처럼 이번 설은 부모님께 평소 말로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한번 전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다"고 했다.

아울러 "명절에도 참 바쁘게 일하시는 분들 많다. 국민 편안 한 설 위해 수고해주시는 분들께 늘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며 "귀성길이 힘들어도 고향을 두고 온 분들, 명절에 더 바쁜 분들 생각하면서 행복을 함께 나누시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설 연휴를 맞아 영상을 통해 대국민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1.23.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은 진행자가 '부모님께 사랑합니다란 소리가 잘 안 나온다'고 하니까 "그러게 말입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은 만 67세인 문 대통령의 생일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님의 성함을 검색하면 생신이 나오는데, 맞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답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우선 감사하다.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축하 들으니까 쑥스럽다"며 "아침창 가족들과 함께 축하받으니 올 한해 술술 풀릴 거 같다"고 화답했다.

생일 선물로 노래 한곡을 신청하게 된 문 대통령은 진행자인 김창완씨의 팬이라고 밝히며 "같은 시대를 같이 살아왔다. 오랜 세월 음악으로, 연기로, 또 편안한 방송 진행으로 한결같이 좋은 모습 보여주셔서 멋있게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도 20년이 됐다고 하는데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우선 건넸다.

이후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저희의 축하 마음을 담아서 김창완씨의 '너의 의미'를 신청하고 싶다"면서 "저에게는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울림 때 불렀던 노래나 리메이크 해서 아이유씨하고 불렀던 노래, 음반으로 해도 좋고, 직접 기타 반주 라이브로 들려주셔도 좋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신청곡은 가수 아이유가 리메이크해 김창완씨와 함께 부른 버전이 전파를 탔다.

☞공감언론 뉴시스 newk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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