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남녀갈등 조장해 심리적 위안 얻는다고요?"

김현주 2020. 1. 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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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비율이 높은 이른바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젠더 갈등(성별 갈등)을 부추기려고 '여론 조작'을 하다가 들통이 났다.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젠더 갈등이 이들 커뮤니티를 통해 증폭되고 있어 사이트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과거에도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글이 게시됐다가 '조작' 논란을 빚은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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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로 떠오른 젠더 갈등,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통해 확산 / 사이트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 필요하다는 지적
남성 비율이 높은 이른바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젠더 갈등(성별 갈등)을 부추기려고 '여론 조작'을 하다가 들통이 났다.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젠더 갈등이 이들 커뮤니티를 통해 증폭되고 있어 사이트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로 유명한 A사이트에 이달 초 한 회원이 나타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회원은 1주일간 사이트 내 '유머 게시판'에 집중적으로 올린 글의 상당수가 젠더 갈등을 부각하는 내용이었다. "한국 여성들이 '여초'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 집단으로 한국 남성을 비하하고 있으며, 이들이 남초 커뮤니티에 잠입해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여론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는 취지로 요약되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이 회원의 글 9건 중 7건이 수백개씩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 게시판'으로 올라갔고, 최대 조회수는 6만여건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 16일 커뮤니티 관리자는 이 회원이 계정 여러 개를 동원해 추천수를 조작하는 등 '다중계정 사용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접속을 차단했으며 그가 작성한 글도 모두 삭제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로그인된 계정으로만 글을 추천할 수 있다.

A사이트에서는 문제의 회원이 스스로 작성한 글을 마치 다른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처럼 소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가 다른 곳에서 가져왔다는 의미로 '펌' 을 달고 쓴 글 내용을 포털사이트 등에서 검색해 봐도 원문으로 추정되는 다른 글이 나오지 않는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과거에도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글이 게시됐다가 '조작' 논란을 빚은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2018년 12월에는 군 복무 중 사고로 다리를 잃은 장병들의 사진을 두고 여성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하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해당 글 내용은 조작이 의심되며, 이런 발언을 했다는 여성도 실존하지 않는 인물로 보인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고, 결국 문제의 글은 삭제됐다.

그해 5월에는 여러 회원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을 만들어 여성을 비하하는 글에 추천을 몰아주자고 모의했다가 들킨 일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 이면에는 일부 남성들이 의도적으로 성별 갈등을 조장해 여성들에 대한 혐오 발언이 쏟아지는 상황을 관찰하며 '심리적 위안'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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