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과사회] 고발당한 추미애, '수사지휘' 할까

장영락 입력 2020.01.2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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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직권남용 혐의 고발, 검찰 공안수사부 배당
검찰청법,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명시
유시민 "고발하면 수사지휘권 발동해야"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법과사회]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이 때로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법과 사회’가 최근 갈등의 중심에 놓인 법을 다룹니다.

올해 검찰과 경찰간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형사법 체계에 기념비적인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주장하지만, 이 법안을 통해 제헌 이후 처음으로 균형이 무너진 검경 간 권리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이 법안은 그동안 검찰이 경찰을 ‘하수인’ 부리듯 활용한 수사지휘권의 개념을 상당 부분 재규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수사지휘를 두고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신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직권 남용 혐의로 보수성향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는데, 검찰이 이를 공안수사부에 배당해 수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추 장관은 검찰청법에 따라 개별사건과 관련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보장받습니다. 이 때문에 강력한 인사 등으로 취임 초기부터 검찰 개혁 메시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추 장관이 자신의 사건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할지 주목됩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뉴시스)
◇법무부장관 수사지휘는 어디까지?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활용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2005년 천정배 당시 장관은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을 통해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을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헌정 이후 최초의 법무부장관 지휘권 발동 사례입니다.

사회학자인 강 교수는 한국전쟁에 대해 ‘통일전쟁’이라는 학문적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수사를 받았습니다. 천 전 장관은 구속 수사 의견을 낸 검찰에 불구속 수사를 서면으로 지휘했고, 김 전 총장은 이에 반발해 결국 자진 사임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조국 사태’로 다시 주목받은 검찰청법 8조

정부조직법 하위법률인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다룹니다. 이 조항은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명시해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장관의 지휘권한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조 전 장관 사태 당시 검찰이 장관 임명 전은 물론 후에도 전방위적 수사로 조 전 장관을 압박하자 여권에서는 법무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검찰 전횡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 전임이었던 박상기 전 장관 역시 퇴임 직전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에 대해 “아무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수사지휘권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인 만큼 장관인 자신에게 검찰이 보고하고 감독을 받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기창 고려대 법과대학 교수는 윤석열 총장 체제의 검찰 행태가 “내란 행위”라며 수사지휘권 발동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올해 초 자유한국당이 추 장관을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유 이사장은 “고발하면 검찰은 민정수석이나 법무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사건 배당하고 소환할 것이다. 그러면 법무부 장관이 ‘수사하지마’라고 지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힘으로 제압을 하지 않으면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검찰 행태가) 거의 무정부 상태”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나가도 좋다” 추미애 선택에 쏠린 눈

야권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취임하자마자 강력한 인사와 직제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는 추 장관은 일선 검사와 만난 자리에서 “억지로 왔으면 나가도 좋다”며 살벌한 농담을 건넨 바 있습니다. 재미 삼아 던진 말이었지만 최근 분위기에서 장관의 농을 가볍게 받은 검사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검찰이 조직 최고 상관에 대한 직접 수사에 나설지도 모르는 지금, 추 장관의 선택에 더욱 눈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장영락 (ped1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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