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어 中우한폐렴에 더블펀치 맞았다"..日관광업계 비명

서승욱 2020. 1. 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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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체여행 금지 조치에 곳곳서 비명
크루즈운행 중단, 호텔 예약 취소 이어져
마스크 팔려던 약국, 백화점도 망연자실
올해 4000만명 유치 목표 더욱 가물가물

"한국 (여행객 감소)의 영향이 길어지고 있는데… 중국까지,이건 더블 펀치다."

일본의 인기 여행지인 교토 아라시야마(嵐山)의 레스토랑 직원이 마이니치 신문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교토의 관광 명소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언덕길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서승욱 특파원


한·일관계 악화로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가운데,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중국 정부가 27일부터 단체여행을 금지하자 일본 여행업계에선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와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후지산 등에 대한 투어를 기획해온 한 여행사의 경우 27일 이후로 예정됐던 예약 480건이 취소됐다.
모두 2만명분의 단체 여행 예약이 사라진 것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묵는 교토 도큐호텔의 경우 15건의 중국 단체여행객의 예약이 취소됐다.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선 상하이로부터 처음으로 입항 예정이던 크루즈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도쿄 긴자 중앙로의 '보행자 천국'거리를 걷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서승욱 특파원]


전체 외국인 상대 매상의 80~90%를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의존해온 백화점들도 죽을 맛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팔기 위해 마스크를 대량으로 준비했던 전국 관광지의 약국이나 드럭스토어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2018년보다 14.5% 늘어난 959만4300명을 기록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3188만명)의 약 30%다.

한국인 관광객(558만명)이 전년도에 비해 26% 줄어든 가운데 일본 관광업계의 중국 의존은 점점 더 심화되는 양상이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중국 국민들의 해외여행 가운데 단체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달해 단체여행 금지 조치의 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중국의 춘절 연휴는 일본 여행업계에는 가장 큰 대목이라 일본 경제에 미칠 타격도 불가피하다.

요미우리는 "2019년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액은 4조813억엔(약 43조원)이었고, 이중 중국이 1조7718억엔(약 18조8000억원)으로 36.8%를 차지했다"며 "중국인의 1인당 지출액도 21만엔(약 222만원)으로 다른 아시아지역에 비교해 크다”고 했다.

한국에 이어 중국 관광객 유치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일본 정부가 당초 내걸었던 올해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유치 목표 달성은 점점 더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항상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긴자 중앙로 교차로.서승욱 특파원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는 베트남 등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방일 외국인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과 한국의 공백을 채우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20일 우리의 정기국회 시정연설에 해당하는 통상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외국인 관광객)2030년 6000만명 목표 실현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올해 4000만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4000만명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해외 단체여행 금지 조치가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유치 목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먼저 확실히 정보수집을 하고 상황을 주시하겠다.그리고 어떤 대책이 필요할지 확실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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