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유일무기 '마스크'..지름 0.1㎛ 바이러스 막을수 있을까
손으로 입·코 만지는 것 막아줘
국내에서도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환자가 확인됨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확진 환자가 어느 지역을 돌아다녔는지 알 수 없고, 주변에 무증상 환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로서는 당장 마스크를 쓰는 것 외에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지만, 마스크를 쓰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걱정도 갖게 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마스크가 손과 입 사이의 전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과신은 금물"이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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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걸러낼 수는 없어
일단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줄이려면 방역용·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N95 마스크가 가장 좋다.
N95는 'N95 등급 방역 마스크'를 말하는데, 기름 성분이 없는, 크기가 0.3㎛(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상인 오염물질을 95% 제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 입자의 사이즈(지름)가 0.1~0.2㎛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N95 마스크로도 완전히 걸러낼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침방울은 막아낼 수 있다.
미세먼지를 막는 보건용 마스크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보건용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에 따라 KF80, KF94, KF99로 구분한다.
보건용 마스크 가운데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고,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걸러낸다는 의미이다.
숫자가 커지면 차단 효과가 크지만, 대신에 그만큼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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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접촉은 크게 줄여
가까운 위치에서 감염자가 재채기나 기침으로 바이러스가 든 콧물이나 침을 튀길 경우 마스크가 일차적으로 이를 막을 수는 있다.
덕분에 감염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만일 자신이 감염 의심 상태일 경우는 자신의 재채기나 기침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아준다.
다른 사람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스크의 가장 큰 효과는 바이러스로 오염된 손으로 코나 입을 만지는 것을 막아준다는 점이다.
호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한 시간 동안에 얼굴을 평균 23번 만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악수 등으로 바이러스가 묻은 손을 얼굴로 가져가면 그만큼 감염 확률이 커진다.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방역용·보건용이 아닌 일반 마스크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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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꼼꼼히 손 씻어야
마스크로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더욱이 마스크가 제대로 밀착되지 않는다면 제거 효과는 더 떨어진다.
턱수염을 길렀다든지 하면 마스크와 얼굴 사이에 틈이 생겨 오염된 공기가 그대로 코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코와 빰 사이에 틈이 생길 수도 있는데, 마스크에 붙어 있는 금속 핀(철심)으로 마스크를 코에 밀착시키면 도움이 된다.
마스크도 찢어지면 효과가 없다. N95의 경우 대략 8시간 정도 사용한 다음에는 교체해야 한다.
방역용·보건용 마스크는 세탁해서 사용하면 효과가 없다.
사용한 마스크는 벗거나 버릴 때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마스크 안면 부위보다는 귀걸이 쪽을 잡고 천천히 벗어야 한다.
또, 마스크 바깥면이 안으로 들어가게 접고 귀걸이로 감아서 종량제 봉투에 바로 버려야 한다.
한편,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려면 마스크 착용과는 상관없이 자주 비누로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손을 씻을 때는 가급적 흐르는 물과 비누를 이용해 구석구석 30초 이상 꼼꼼히 씻어야 한다.
손을 씻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개인 소독제나 손 세정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침할 때에는 입과 코를 휴지로 가리고, 열이 있거나 기침하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해야 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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