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한 폐렴' 공포, 유령도시 방불..자금성도 40년 만에 잠정 폐쇄

이우승 입력 2020.01.27. 18:16

우한 거주 터키인 여성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한 현지 병원 복도가 마스크를 쓴 수백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우한 내 병원 의료진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웨이보에 올린 동영상에서 "모든 것이 부족하다. 마스크와 일회용 옷, 안경 등을 기부해달라"고 호소했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한시 당국에 따르면 춘제 기간 등을 통해 500만명의 시민이 우한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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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환자에 의료진 속수무책.. 中 봉쇄지역 14개로 확대/ 초동대응 실패 中 전역 공포 / 식료품도 태부족 .. '통제 불능' / 도움 호소 동영상 속속 올라와 / 시진핑 '전염병과의 전쟁' 선포 /
26일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 있는 옵틱스 밸리 광장 인근을 촬영한 항공사진.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수천명대로 급증한 가운데 바이러스 진원지인 이곳 거리는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매우 한산해졌다. 우한=신화연합뉴스
#1. “마치 좀비 영화 ‘28일 후’를 보는 것 같다.”

봉쇄 조치된 우한 지역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쏟아지는 환자와 겁에 질린 시민에 의료진은 속수무책이고, 시장과 거리는 인적이 없는 ‘유령 도시’를 방불케 했다.
마스크를 쓴 환자들이 25일 중국 우한 적십자병원 복도에 몰려들어 검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우한 AFP=연합뉴스
우한 거주 터키인 여성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한 현지 병원 복도가 마스크를 쓴 수백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접수대로 향하는 사람 간 고성과 몸싸움으로 병원은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다. 한 현지 의사가 “환자는 몰려들고, 물자와 의료진이 없다”며 절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퍼지고 있다. 36세 중국인 여성 샤오시는 “아픈 남편을 데리고 찾은 몇몇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시장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있다. 드문드문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길게 늘어선 상점에는 거의 식료품이 남아 있지 않았다.
전시같은 中 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적십자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지난 25일 환자를 실어 나르고 있다. 우한=AFP연합뉴스
#2. 27일 오후 1시(현지시간) 수도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제2 터미널 면세점 코너에는 승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제2 터미널은 중국 국내 이동과 한국, 대만 등 인근 지역을 오가는 승객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평소에는 사람들도 북적이는 곳이다. 이날 출국하는 한 한국인 교민은 “이렇게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이날 중국으로 들어온 다른 대기업 주재원은 “비행기에 빈 자리가 많았다. 우한 폐렴으로 중국으로 오는 사람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도 외출을 삼간 듯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고 한산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최대 관광지인 자금성도 폐쇄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확산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봉쇄 조치된 우한은 급증하는 환자로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웨이보 등 중국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우한 상황을 알리는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우한 내 물자 지원과 도움을 호소하는 동영상들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우한 내 병원 의료진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웨이보에 올린 동영상에서 “모든 것이 부족하다. 마스크와 일회용 옷, 안경 등을 기부해달라”고 호소했다.

中 군의관 투입 26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투입된 군의관들이 우한 진인탄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3개 팀 총 450명의 군의관이 지난 24일 오후 우한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우한 시내 3개 병원에 분산 투입됐다. 우한=신화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4일 우한 봉쇄령을 내린 데 이어 주변 지역 13개 지역으로 봉쇄령을 확대했다. 또 시안 병마용, 상하이 디즈니랜드 등 유명 관광지도 잠정 폐쇄 조치했다. 수도 베이징은 베이징과 지방 도시, 성 간 대중교통을 제한했다. 인근 만리장성과 명 13릉 등 유명 관광지와 시내 국가박물관, 국가도서관, 중국미술관 등도 임시휴관 조치했다. 전염병 우려로 자금성을 잠정폐쇄한 것은 40년 만의 일이다.
춘절 연휴를 2월 2일까지 연장하는 초유의 조치도 나왔다. 베이징 확진환자도 40여명을 넘어선 데다 수도에서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중국 전역에 미치는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하기에 수도 베이징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우한 폐렴’ 전방위 대책을 재촉했다. 시 주석은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모든 지도자가 현장에서 똑바로 일하라고 엄중히 지시했다.
춘제를 맞은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시민들이 지난 21일 마스크를 쓰고 철도역에 나와 귀향길에 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초기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정부 총력전에도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우한시 당국에 따르면 춘제 기간 등을 통해 500만명의 시민이 우한을 떠났다. 감염자가 있을지도 모르는 이들 시민이 중국 전역뿐 아니라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는 의미다. 중국 전역은 물론 세계 각지로 우한 폐렴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세계 각국이 초비상 경계 상태에 돌입했다.
우한 폐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가 변이되면서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전염병과 달리 잠복기에도 감염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있다.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 AFP연합뉴스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은 지난 26일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마 주임은 “지금까지 전파 특성을 보면 일부 환자는 초기 체온이 높지 않거나 정상이며 또 경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는 은성(隱性) 감염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특히 “잠복기는 대략 10일 정도로 보이는데 최단기간 발병은 하루 만에도 발현되고, 14일 정도 잠복기가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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