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펜션에 불법LPG..비극 피할수 없었던 '우애좋은 6남매'

2020. 1. 28. 1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강원 동해시 토바펜션 폭발사고는 불법 개조 펜션에 불법 LPG 마감 등 총체적인 인재(人災)가 '우애좋은 6남매'의 참변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매 중 외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진 셋째(58·여)를 위로하기 위해 설 연휴에 모인 가족 중 무려 6명이 사망하는 사고로 이어졌다.

1남 5녀로 모두 6남매인 일가족은 최근 아들이 동남아에서 지병으로 숨진 뒤 충격으로 조울증 등을 앓은 셋째를 위로하기 위해 자매 중 한 명이 사는 이 지역에 모였다가 화를 입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축주 점검 거절..동해시도 행정처리 안해
건물주 가스배관 직접 철거 등 총체적 人災
강원 동해시 토바펜션 피해 현장이 폴리스 라인으로 촘촘히 가려져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강원 동해시 토바펜션 폭발사고는 불법 개조 펜션에 불법 LPG 마감 등 총체적인 인재(人災)가 ‘우애좋은 6남매’의 참변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매 중 외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진 셋째(58·여)를 위로하기 위해 설 연휴에 모인 가족 중 무려 6명이 사망하는 사고로 이어졌다. 경찰은 사고가 나기 전 객실 내 가스 배관을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철거했다는 건물주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고 원인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섰다.

2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토바펜션은 1968년 냉동공장으로 준공된 뒤 1999년 건물 2층 일부를 다가구주택으로 용도 변경했고, 2011년부터 펜션 영업을 시작했다. 펜션 간판을 달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다가구주택’이고, 관할 자치단체인 동해시에게는 펜션 영업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불법 숙박업소’인 셈이다.

특히 당국은 지난해 11월 4일 ‘화재 안전 특별조사’ 때 이 건물의 2층 다가구주택 부분이 펜션 용도로 불법 사용되는 것을 확인하고 내부 점검을 시도했으나 건축주가 거부해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9일 동해시에 이 같은 위반 사항을 통보했으나 동해시는 행정 절차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LP가스 배관 마감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도 일가족의 참변을 불렀다. LP가스 밸브를 완벽히 봉인해 가스 누출을 없게 해야 하지만 마감이 제대로 안 돼 LP가스가 누출됐고, 어느 순간 휴대용 가스 버너가 발화점이 돼 폭발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가 난 펜션 객실 8곳 중 6곳은 인덕션으로 교체됐고, 나머지 2곳은 가스레인지 시설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주가 지난해 11월부터 객실 내 가스레인지를 인덕션으로 순차적으로 교체했고, 가스레인지와 가스배관을 전문업체가 아닌 자신이 직접 철거했다고 진술했다”며 “기존 가스레인지 시설을 철거하고 인덕션을 새롭게 설치하는 과정에서 객실 내 가스 배관 중간 밸브 부분의 막음 장치를 부실하게 시공했을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수거한 유류물 등의 정밀 분석을 통해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참사로 6명이 숨지고 1명이 전신 화상을 입은 일가족의 사연도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남 5녀로 모두 6남매인 일가족은 최근 아들이 동남아에서 지병으로 숨진 뒤 충격으로 조울증 등을 앓은 셋째를 위로하기 위해 자매 중 한 명이 사는 이 지역에 모였다가 화를 입었다. 대부분 수도권에 거주하는 6남매는 평소에도 자주 교류하는 등 남다른 우애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가족 모임을 갖던 투숙객 7명 가운데 첫째(70·여)와 남편(76), 셋째, 넷째(55·여) 등 모두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전신 화상 등 중상을 입은 3명 중 둘째(66)와 넷째의 남편(55)은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전신 화상을 입은 사촌(66·여)은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youknow@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