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확산에 개강 앞둔 대학가 '중국인 유학생' 어쩌나?

조아현 기자 2020. 1. 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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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립대 한-중 파견·교류 줄취소.. 中신입생 단체 휴학 검토
각 대학 28일부터 총장주재 긴급대책회의.."정부방안 지켜봐야"
자료사진. © News1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추세에 중국 현지에서 유학중인 한국인 학생과 개강을 앞두고 귀국을 준비중인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조치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

부산지역의 국립대와 사립대 대다수는 28일부터 총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학사 일정을 조정하거나 귀국일정을 늦춰달라고 통보할 뿐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찾지 못해 고심에 빠졌다.

특히 우한폐렴 보균자가 한 사람이라도 기숙사에서 생활할 경우 확산 속도를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오는 2월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각 대학마다 중국인 유학생 인원이 전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수백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격리 조치를 할 것인지조차 막막한 상황이다.

각 대학들은 정부와 교육부가 발표할 우한폐렴에 대한 대책 방안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자체적으로 학사일정을 조율하거나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동서대는 중국의 중남재경정법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2011년부터 후베이성 우한시에 합작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중남재경정법대학은 28일 오전 우한폐렴 확산이 우려되자 공동학위 과정을 위해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이던 중국인 학생 280명에 대해 잠정 보류 조치를 내렸다.

동서대는 지난 8일 우한시에서 유학중이던 한국인 학생 20명을 모두 입국조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학생들은 2주 동안 자가격리 조치됐으나 모두 의심증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동서대는 학내에서 한국인 장학생을 선발해 중국으로 파견하는 6개월짜리 언어문화 교류 프로그램도 취소했다. 동서대에 재학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2학기 기준 680여명으로 집계된다. 동서대는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가급적 2월 말 또는 3월 초에 입국하도록 개별 연락을 취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외대는 이날 오후 총장 직무대행을 맡고있는 부총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2월 말에 예정된 졸업식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교육부 지침은 내려오지 않았지만 대책상황실을 가동하고 중국인 재학생 680여명이 입국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 중국 현지에 남아있는 한국인 학생 2명이 오는 7월에 입국하기 때문에 우한폐렴 예방수칙을 전달하고 추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부산대도 오는 3월 2020학년도 1학기에 새로 입학하는 중국인 학부생 20명과 대학원생 80명 등 신입생 100여명을 단체 휴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한국인 학생을 중국으로 파견하는 프로그램과 한-중간 학생 교류 프로그램도 전면 취소한 상태다.

오는 29일부터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강좌를 수강할 예정인 중국인 유학생 30여명 가운데 입국한 지 2주가 지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가 격리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개강을 앞두고 입국하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들의 중국 방문을 확인하고 방역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보건소와의 긴밀한 협조와 정보공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대 관계자는 "단체생활이 이뤄지는 기숙사이기 때문에 귀국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곧바로 들어가지 않도록 자가격리 조치를 해야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장소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입국은 늦출 수 있지만 우한폐렴 발병이 언제 누그러질지 알 수 없고 늦게 들어간다고 해도 2주간 격리는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사 일정은 조율이 가능하지만 학교 자체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중앙부처와 정책적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동서대 관계자는 "교육부 공문을 토대로 단체 신입생 안내교육(오리엔테이션)을 자제하고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국 방문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오늘부터 기숙사에 남아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와 문진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의 추가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개별적 연락을 통해서 의심증세가 있는지,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일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choah45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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