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퍼지는 '중국 포비아'..서울 한 식당 '중국인 출입금지'

강재구 2020. 1. 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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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을 우려해 중국인에게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재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이 올라와 이날까지 54만여명이 동의한 데 이어 신종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 속 중국인 혐오 현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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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주꾸미 가게에 28일부터 안내문 게재
가게 주인 "다른 고객과 직원 보호해야 하는 입장"
2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 한자로 ‘중국인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을 우려해 중국인에게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재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이 올라와 이날까지 54만여명이 동의한 데 이어 신종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 속 중국인 혐오 현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6시 <한겨레>가 찾은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주꾸미 집 출입문에는 빨간 글씨로 ‘중국인 출입금지’라는 한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이곳은 평소 인근 명동 등에 머무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어서 출입문 옆 유리 외벽에 붙은 음식 사진 아래에는 한글과 일본어, 중국어 메뉴 소개가 함께 기재돼 있다. 평소 중국인 손님을 위해 중국어로 음식 설명까지 해놓고도 되레 중국인 출입을 제한한 것이다. ‘중국인 출입금지’ 안내문을 붙인 이 가게 주인은 <한겨레>와 만나 “오늘 안내문을 붙였다”며 “당연히 요즘 신종 코로나 때문에 시끄러우니까 안내문을 붙인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평소 중국어로 음식 설명을 해둔 점에 대해서는 “평소 중국인 손님이 많이 오니까 기재한 것인데, 지금은 중국인 손님을 받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인만 출입 제한하는 게 인종 혐오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손님 받고 안 받고는 내 자유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고객들과 직원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돈 욕심을 부렸다면 손님을 받았을 텐데 다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출입금지를 붙였다. 지금 세계적으로도 시끄러우니 (중국인 손님을 받는 게) 찝찝하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후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이 가게 입구를 찍은 사진과 함께 “모처럼 절친들과 주꾸미에 소주 한잔하려고 갔는데, 중국인 관광객들 덕분에 지금껏 호황을 누렸으면서 저런 몰상식한 안내문을 붙이면 어쩌냐. ‘신종 바이러스가 극성이니, 모두의 건강을 위해 발열 기침 등 증세가 있으신 분들은 출입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도로 공손하게 안내판을 붙이면 얼마나 좋을까. 주꾸미 깨끗이 포기하고 다른 집에 가서 소주를 마셨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 가게를 비판하는 댓글을 줄지어 달았다.

글·사진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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