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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 버튼 실수했다고..내리막길 엔진 꺼지다니

장인수 입력 2020. 01. 28. 20:28 수정 2020. 01. 2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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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산길 내리막길을 달리던 현대 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전복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현대 자동차는 사고 원인을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결론 내렸는데, 운전자는 기어를 후진에 넣자 엔진이 꺼졌다면서, 현대차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 건지, 장인수 기자가 자동차 명장과 함께 직접 실험을 통해서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2월 26일 전북 미륵산.

운전자가 주차한 차량을 빼내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혼자 걸어 내려가는 사람을 보고 한번 차를 멈췄다가

[김윤주/운전자] (왜 걸어 내려오시지? 차 밑에 있어요?) "네, 온다고 했어요. 어서 가세요."

다시 출발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왜 이래 이거. 어머 왜 이래. 악~"

결국, 차는 길가를 들이받고 뒤집혔습니다.

운전자 김윤주 씨와 5살 아들이 타고 있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김윤주/운전자] "그 곡선 길을 돌았다가는 큰일 나겠더라고요. 차는 점점 빨라지고 하니까. 그래서 (도로) 옆을 제가 받은 거죠."

사고기록장치의 자료를 봤더니 김씨가 실수로 기어를 R, 후진에 넣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리막에서 기어가 후진으로 바뀌다 보니 엔진이 꺼졌고, 브레이크 작동이 중단됐던 겁니다.

운전자 김씨의 명백한 실수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김씨는 바로 시동이 꺼진 것도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김씨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박병일 자동차 명장과 함께 당시 상황을 재현해 봤습니다.

먼저 사고 차종인 펠리세이드.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에서 후진 기어를 넣고 내려가자 시동이 곧바로 꺼져버립니다.

소렌토, 투싼,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현대 기아차는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박병일/자동차 명장] "운전자가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시동이 꺼져선 안 되는 거죠. 왜 시동이 꺼지면 브레이크가 듣지 않으니까. 자동차는 보호할 수 있는데 사람은 보호하지 않는 차가 돼버리는 거예요."

다른 제조사 차들도 실험해봤습니다.

BMW 520d는 후진 기어를 넣고 내려가자 기어가 중립으로 바뀌고 시동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한국GM의 말리부는 아예 멈춰선 상태에서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작동'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계기판에 뜹니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시속 5km 정도로 서행하도록 차량 스스로 제어했습니다.

외제차들은 시동도 꺼지지 않고 운전자를 보호하는 조치도 돼 있었습니다.

최신 차들의 경우 기어가 봉이 아닌 버튼 방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실수할 경우에 대비한 안전 조치가 더욱 필요한 상황입니다.

[박병일/자동차 명장] "선진국은 굉장히 강한 법이 있어요. 제조물책임법도 있는 거고 또 징벌제가 있는데. 기어가 빠지고 시동이 꺼져서 사고로 이어진다면 그건 무조건 100% 제조사 책임입니다. 근데 이걸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너무 심각해서…"

현대자동차 측은 내리막길에서 후진 기어를 넣을 경우 시동이 꺼지는 건 정상적인 작동이라는 입장입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경고음 및 경고 메시지 등을 통해 운전자가 차량의 이상을 확인하고 정비할 수 있도록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외제차의 경우 이중 삼중으로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만큼, 관련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연상편집: 유다혜)

장인수 기자 (mangpobo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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