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키가 줄었다는 당신, 혹시 거북목?

박효순 기자 2020. 1. 2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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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젊었을 때 키보다 1~2㎝ 줄었다” 중년의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 때문
ㆍ척추질환 나쁜 생활습관이 영향…스마트폰 과도한 사용 목도 굽어
ㆍ꾸준한 자세 교정·유연성 운동을

50대 자영업자 ㄱ씨는 2~3년 전부터 건강검진에서 젊었을 때 키보다 1~2㎝ 줄어든 측정치가 나온다. 다시 몸을 곧추세우고 재봐도 역시 그렇다. 키를 측정하는 직원은 “나이가 들면 대부분 키가 줄어든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이다.

주변에서도 비슷한 나이나 연령이 더 많은 경우에 키가 줄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진짜 키가 줄어든 것일까? 아니면 젊었을 때 발꿈치를 살짝 들고 키를 잰 것일까? 키가 줄어든 것이라면 원인은 무엇이며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근골격계 분야의 권위자인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중현 교수(재활의학과)는 “키가 줄어드는 이유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일종의 노화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년 이상이 되면 퇴행성 척추질환이 발생하기 쉽고 이런 척추질환들은 좋지 못한 자세, 무리한 동작 등 나쁜 생활습관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런 자세들을 자주 취하게 되면 디스크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증가하여 퇴행성 척추질환이 급속히 진행되며, 매년 키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골다공증이 있다면 척추뼈 자체가 무너져내려 키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 중년 이후 무릎 골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릎 주변 근육의 근력과 유연성이 부족하면 관절염의 진행 속도가 빨라져 다리가 O자 형태로 변형되기도 한다. 다리가 굽으니 키도 자연스럽게 작아진다.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가 척추의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박 교수는 “최근에는 노화현상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거북목과 척추가 앞으로 굽는 증상 등이 발생하여 키가 줄어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가슴과 몸통의 앞쪽 근육이 점점 짧아지고 척추 뒤편 근육은 탄력을 잃어버린다. 측면에서 봤을 때 몸이 앞으로 기울어진, 척추가 비스듬하게 뒤틀린 자세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상대적으로 곧은 척추에 비해 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확한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검사는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척추측만증 등 퇴행성 척추질환이 있는 경우 단순 X-레이 촬영만으로도 디스크의 높이가 줄어들거나 척추의 휨 정도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척추가 휘어지게 되면 몸의 전체적인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자가점검으로도 쉽게 판별이 가능하다.

이미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이 진행됐다면 통증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 물리치료가 필요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자세를 취하는 생활습관 때문이므로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자세 교정과 생활습관 교정, 근력 및 유연성 운동이 필수이다. 복부비만이나 과체중 또한 올바른 자세를 어렵게 하므로 꾸준하게 개선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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