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전세기도 마스크 지원도 일본보다 한발 늦은 정부

서유진 2020. 1. 29. 00: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신속지원..중국 네티즌 감동
한국, 30일 전세기편에 보내기로

한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우한(武漢)에 고립된 한국인 700여 명의 송환을 위해 30~31일 전세기 4편을 투입하고, 이때 우한으로 가는 전세기 편을 통해 민관 합동으로 마스크 200만 개 등을 마련해 중국 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정부 조치는 일본과 비교해 한발씩 늦었다. 또 우한 폐렴 확산 초기에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해 선제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은 정부와 민간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지난 26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전하는 한편 대책을 논의했다. 중국과의 긴밀한 접촉에 힘입어 일본은 28일 밤 전세기를 보내 우한 거주 일본인 200명가량을 1차 귀국시킬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와 협의해 귀국을 희망하는 우한 거주 일본인들을 순차적으로 이송할 방침이다.

‘우한폐렴’ 네 번째 확진자 이동 경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본 민간에선 지난 26일 100만 개의 방역 마스크를 중국에 공수했다. 중국 사이트 바이두에서는 ‘일본, 마스크 고마워요’ 등이 검색된다. 신속하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일본을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꼭 맞는 것을 보내준다’는 뜻의 ‘설중송탄(雪中送炭·눈 속에 숯을 보내다)’이란 표현을 썼다.

한국에선 마스크 보내기 등 기부 활동에 민간이 먼저 움직였다. 중국유학한국총교우회와 중국경영연구소 등이 중국에 마스크 등을 보내자는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28일 동참한 것이다. 김민준 디엔컴퍼니 화장품사업부 2팀 팀장은 "해외 통관 이슈도 있고 기부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민간 연결고리를 알게 돼 마스크 3700개를 개인적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 게시판에도 우한에 마스크를 보내자는 청원이 올라왔다.

중국에선 “진짜 친구는 환난을 같이 이겨낸 사람”이란 인식이 강하다. 최근 우한 폐렴을 두고 발 빠르게 지원을 한 일본에 대해 “과거에 잘못을 저지른 일본이지만 지금 일본은 중국의 친구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친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 초반인 지난 26일 발표한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실 것을 당부드린다”는 대국민 메시지도 안이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문 대통령은 사태가 악화하자 다음 날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고, 28일에는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한 대응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염병이 확산 위기일 때는 처음부터 과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과감한 선제 대응이 정답이라는 역학 전문가들의 경고를 정부는 새겼으면 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