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종로 피하나.."양천갑·용산도 검토중"

현일훈 2020. 1. 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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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갑과 용산, 영등포을 등도 선택지에 포함했다.”

2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총선 출마지역에 대한 물음에 당 핵심 관계자의 답이었다.

이 관계자는 “황 대표가 출마할 지역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 49개 지역구를 다 시뮬레이션 해봤다”며 “각 지역의 인구 분포와 정당 지지세 등을 종합해 볼 때 종로 외에 서너곳이 유력 후보지로 추려졌다"고 말했다.

여태 황 대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종로 대결'이 유력하게 점쳐졌는데, 다른 지역을 검토한다는 것은 대선 주자 1, 2위간 빅매치가 안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23일 종로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복수의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은 자체적으로 ‘정권심판론 확산 전략거점지’를 추려 황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황 대표 측 인사는 “험지 출마라는 명분도 궁극적으론 당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당 공천관리위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황 대표의 출마 지역은 다음 주까지 정해 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 “공관위원들하고 의논할 과제 중 하나다. 아주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 출마 유력 1순위는 양천갑이다.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됐지만 이전 14대~19대(1992~2012년) 총선까지는 한국당 계열이 줄곧 이겼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50.1%, 문재인 48.3%로 박빙이었다. 2016년 총선에선 새누리당 이기재 39.9%, 민주당 황희 52.1%로 역전됐다.

양천갑은 목동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 지난 8일 황 대표가 부동산 현장 간담회를 열자 황희 의원이 “숟가락 한번 얹어보자는 정치적 공세”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국당에선 김승희(비례대표)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용산도 후보지 중 하나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곳에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3선을 했고,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4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 장관행과 함께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 대표측 관계자는 “용산은 서울 중심이라는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춘자 현 한국당 당협위원장은 2016년 총선 당시 진 장관에게 2.8%p 차로 패했다.

민주당에서는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 등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그는 황 대표 출마설이 일자 페이스북에 “황 대표가 용산에 온다면 다윗이 골리앗을 상대하듯 배수진을 친 장수의 자세로 용산을 지키겠다”(8일)고 밝혔다. 한국당에선 권영세 전 의원을 비롯해 5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소속 신경민 의원의 ‘영등포을’과 이인영 원내대표가 있는 ‘구로갑’도 황 대표 출마지로 언급된다. 이외 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 가져간 강남을(전현희 의원)을 비롯해 동작갑, 강북을, 은평갑 등 전통적인 민주당 초강세 지역도 거론된다.

관건은 정면승부를 피했다는 꼬리표다. 이에 황 대표 측 관계자는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접은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민주당이 만든 종로 빅매치 프레임에 질질 끌려갈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냉정하게 판세를 분석해 황 대표와 한국당이 모두 이기는, 전략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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