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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는 없지만..미국, '한국인 무급휴직'으로 방위비 압박

이정진 입력 2020.01.29. 17:59

미국이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체결이 지연되면서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카드로 한국을 압박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9일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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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6월·2014년 4월에 타결됐지만 무급휴직 없어
"무급휴직 신경쓰고 있지만 이때문에 원칙 무너뜨리고 타협할순 없어"
방위비 협상 또 결론 못내…"한미 입장차 존재"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미국이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체결이 지연되면서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카드로 한국을 압박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9일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0월 1일 전국주한미군 한국인 노조에 이와 관련해 통보한 바 있다. 이미 예고된 사항을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알린 것은 협상이 마음먹은 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압박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10차 SMA는 작년 12월 31일에 유효기간이 만료돼 현재 협정 공백상태이다.

미군은 올해 분담금을 정할 11차 SMA가 체결되지 않았어도 3월 말까지는 자체 예산을 활용해 임금을 지급할 수 있었지만 4월부터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근로자들에게 보낸 통지서에서 "주한미군은 대한민국 국방부와 협의를 지속하여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하여 인건비의 부족을 완화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히며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분담금 미타결' 관련,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게 무급휴직 제안 통지 (서울=연합뉴스) 주한미군사령부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29일 밝혔다. 미군 측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린 것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019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추후 공백 상태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을 사전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무급휴직 제안을 알리는 통지서. 2020.1.29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kmpooh@yna.co.kr

지금까지 방위비 협상이 지연돼 유효기간을 넘긴 적은 꽤 있었지만,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이 단행된 적은 없었다.

6차 SMA는 2005년 6월 29일에, 9차 SMA는 2014년 4월 16일에 각각 국회를 통과됐지만,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차질없이 지급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이번에도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측이 의지만 있다면 4월 이후에도 예산을 돌려서 한국인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방법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미국에 달린 문제라서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이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실제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는 이 때문에 협상에서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방침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를 의식해서 원칙을 무너뜨리면서 미국과 타협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미국은 그간 SMA에 포함되지 않았던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이나 역외 훈련 비용 등도 한반도 방위를 위한 비용이라고 주장하며 대폭 인상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한국은 미국산 무기구매, 평택 미군기지 건설, 국제분쟁에서의 미군 지원 등 한국도 SMA에 포함되지 않은 한미동맹에 대한 기여가 많다고 강조하며 'SMA 틀 내에서의 협상'을 강조하며 맞섰다.

미국은 당초 48억9천만 달러를 요구하다 최근 40억 달러 정도로 요구액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은 이 또한 받아들일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협상단 차원에서 한국의 입장이 반영돼 '소폭 인상'으로 접점을 찾아가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이르면 1월 말에 열릴 것으로 전해졌던 7차 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는 것도 미국 수뇌부의 결정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측과 다음 회의 일정을 잡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번 회의가 열리면 타결에 가까워질지, 아니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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