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검 갈등, 총선까지 '소강 국면'..감찰 등 충돌 불씨 남아

임재우 입력 2020.01.29. 22:46 수정 2020.01.30.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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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13명 기소 왜
기존 수사팀 지휘부 교체되면
윤석열 총장 컨트롤 쉽지 않아
총선 본격화 선거개입 부담도
청와대-검찰 갈등 어떻게
총선 전까지 '소강기 진입' 전망
청와대도 검찰 기소에 반응 삼가
'최강욱 기소' 감찰 등 갈등 잠복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검찰이 29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에 연루된 피의자 13명을 재판에 넘기면서, ‘조국 일가 비위 의혹’을 포함해 청와대의 격렬한 반발을 부른 세 갈래 검찰 수사가 사실상 일단락됐다. 검찰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선거개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오는 4월15일 총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혀,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도 4·15 총선 전까지 ‘소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검찰 간부들과 윤석열 총장 간의 갈등 요소가 잠복해 있고, 법무부와 ‘윤석열 검찰’의 힘겨루기도 계속되고 있어, 불안한 소강국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기존 수사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청와대·여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를 강행한 배경에는 두가지 요인이 꼽힌다. 우선 기존 수사팀을 지휘해온 대검 과장들과 차장검사 등 중간간부들이 다음달 3일 인사발령으로 대부분 교체된다는 점이다. 윤 총장으로서는 지금이 이들 수사를 ‘컨트롤’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4·15 총선이 불과 두달 앞으로 다가온 것도 기소를 서두르게 한 요인이다. 통상 검찰은 선거철이 되면 선거 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등에 대한 수사를 줄이면서 일종의 ‘휴식기’에 들어가는데, 이들 수사에는 청와대 안팎의 정권 핵심 인물들이 연루돼 있다. 검찰은 29일 조사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임 전 비서실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선거 후에 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검찰 수사가 ‘잠행기’에 들어간 만큼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작된 뒤 반년 넘게 이어져온 청와대와 ‘윤석열 검찰’의 갈등도 당분간 ‘소강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광철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 또한 검찰과 마찬가지로 총선을 앞두고 ‘상황 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검찰이 기소를 남발한다는 불만이 크지만 대외적으로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전과 달리 말을 아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청-검 갈등’이 무한 반복되는 구도가 결과적으로는 청와대와 여권에 절대 유리하지 않다는 고민이 크다. 일부 참모들은 ‘검찰이 끝까지 무리수를 두며 청와대를 향해 싸움을 걸고 있다’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지만, ‘청-검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 되면 결국 최종 정치적 책임은 윤석열 총장을 임명한 청와대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검찰의 대응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청와대 역시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청와대 수사’, ‘청-검 갈등’ 등 선거에 악재가 될 만한 상황의 일단락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청와대와 검찰의 ‘소강국면’에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당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승인·결재 없이 이뤄진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두고 수사팀 간부들에 대한 감찰을 시사한 바 있다. 청와대도 최 비서관의 거취에 관해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총선이 끝나고 정치적 부담이 사라지면 ‘보복성 감찰’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이 선거개입 기소를 놓고 의견을 달리했듯이, 검찰 내부 갈등도 언제라도 다시 폭발할 수 있다.

검찰이 총선 뒤 새로운 권력형 비리 사건을 꺼내들 수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지난 며칠의 갈등은 다가올 갈등의 ‘예고편’에 불과할 수 있다”며 “총선이 지나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권력형 비리가 불거졌을 경우 다시 청와대와 검찰의 대결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재우 성연철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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