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150명 진천 도착..주민들, 반발 없이 차분히 지켜봐(종합)

버스 한 대 도중 고장 나 교민들 다른 차 옮겨타면서 도착 한 시간 지연
교민 수용 기숙사 인재개발원 뒤편 위치..외부와 철저 차단

(진천=연합뉴스) 박종국 전창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귀국한 교민 150명이 31일 오후 1시 20분께 격리 수용 장소인 충북 진천군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이들은 김포공항에서 경찰 버스 16대에 나눠타고 진천까지 이동했다.

경찰은 인재개발원 주변에 병력 1천100여명을 배치하고 진입로 양쪽에는 경찰 버스로 차 벽을 세워 외부 진입을 통제한 뒤 이들 교민을 맞았다.

이송 차량은 경찰이 확보해 놓은 통로를 통해 곧바로 인재개발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송 차량의 운전석과 조수석 탑승자들은 흰색 감염 방지복에 마스크로 중무장한 차림이었다.

띄엄띄엄 앉은 우한 교민들은 별다른 표정 없이 창밖을 바라보거나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30여명의 진천 주민은 교민을 태운 차량이 인재개발원으로 진입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

진천 주민들은 이날 오전 정부에 철저한 방역을 요구하는 한편 대승적 차원에서 교민 수용을 받아들이겠다며 농성 천막과 수용 반대 현수막을 자진 철거했다.

이송 차량 가운데 20인승 버스 한대가 경기 안성 금광 2터널 부근에서 고장이 나 탑승 교민들이 함께 달리던 예비차 1대로 옮겨 타느라 개발원 도착이 1시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경찰은 우한 교민을 태운 차량이 모두 무사히 인재개발원에 진입하자 병력과 차량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우한 교민들은 1인 1실을 배정받아 14일간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상태에서 생활한다.

이들은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수용 기간 외부 출입은 물론 면회도 할 수 없다.

이 기간 증상이 없으면 귀가하지만 유증상자는 즉시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된다.

수용 교민들끼리도 상호 접촉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개인 공간을 벗어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의료진이 상주하며 하루 2차례 발열 검사와 문진표 작성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한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료기관에 격리된 후 바이러스 검사를 받는다.

기숙사는 인재개발원 가장 뒤편에 있다.

정문에서 교육업무동을 거쳐 후생동·구내식당을 지나야 나오기 때문에 외부와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상태에서 생활하고 우한 교민이 생활하는 기숙사동이 가장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주민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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