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정준희 "언론, 이 국면서 잘못하면 '기레기' 소리 더 들어"

KBS 2020. 1. 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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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은 공포 자아내기 좋은 소재, 언론은 공포 활용에 굉장히 능한 조직
- 여기에 정파성이 결합된 것이 더 심각, 사실을 정치적 유불리의 시각으로 다뤄
- 정치적 시각이 보도에 녹아들면, 보도는 결국 왜곡이나 공포의 확산으로 이어져
- 명칭의 문제도... ‘우한폐렴’은 명쾌하고 직관적, ‘신종 코로나’는 명확한 의학적 명칭
- 두 명칭 중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우한폐렴’은 상업화에 유리한 명칭
- 언론은 상업적 이익의 유혹 버리고, 좀 더 어렵더라도 과학적인 명칭 써야
- 이 국면에서 잘못하면 ‘기레기’ 소리 더 들어, 언론 스스로 공적기구라는 것 보여줘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Watch Dog
■ 방송시간 : 1월 31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정준희 교수(저널리즘 전문가, 한양대 겸임교수)


▷ 오태훈 : 매주 금요일에는 한 주간의 언론 보도를 분석하고 비평하는 <Watch Dog> 감시견 시간이 있습니다. 오늘은 좀 특별한 분과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널리즘 전문가 KBS 열린토론 진행자, 한양대학교 정준희 겸임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준희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오태훈 : 〈열린토론〉에서는 지금 제가 있는 이 자리에 앉아 계시다가 옆에 계시니까 좀 어색하지 않으세요?

▶ 정준희 : 상당히 어색한데요. 재미있습니다.

▷ 오태훈 : 좀 신기하기도 하고요.

▶ 정준희 : 진행자 지켜보는 맛이 있습니다.

▷ 오태훈 : 저도 지난번에 한 번 그 경험이 있어서 그거를 여쭤봤고요. ‘저널리즘J’는 이제 안 하시는 건가요?

▶ 정준희 : 네, 시즌2는 제가 빠지기로 했습니다.

▷ 오태훈 : 요즘 그러면 어떻게 지내세요?

▶ 정준희 : 일단 열린토론 하는 게 제일, 일주일에 5번 하니까 제일 크고요. 지금 방학 때라 그동안 못 쓴 논문 좀 쓰려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오늘 좀 날카로운 비평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우려스러운 것이 질병의 확산 속도 이런 것도 있고 또 여러 가지 불확실성 이런 것도 있습니다만 공포감을 조장하거나 정파적인 언론의 보도 행태들 여기에 대해서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서 그 문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한 언론 상황은 어떻게 보셨어요?

▶ 정준희 : 방금 잘 이야기하셨는데 공포감을 조장하고 정파적이라고 하는 부분. 문제점의 중요한 측면들을 잘 요약한 말씀이라고 생각을 해요. 질병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공포를 자아내기가 제일 좋은 소재고 언론은 사실 공포를 활용하기에 굉장히 능한 조직이거든요. 공포라고 하는 건 사람들로 하여금 대개 본능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소비될 수 있는 그런 재료가 되는 거죠. 그런데 이제 이것이 동시에 사회적으로 굉장히 다양한 결과나 후과를 낳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이 지금 굉장히 약한 상태라고 하는 것이 일단 문제고요. 두 번째로 정파성이라고 하는 것이 결합됐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인 것 같아요. 사실을 사실로 다루지 못하고 정치적 유불리의 시각으로 다루게 되면서 문제를 상당히 꼬이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뭐 반드시 모든 이견이 나오면 안 된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견의 표출은 과학적으로 표출되는 것이 맞는데 정치적으로 표출되는 이견은 이 시점에서는 사실 적당하지 않은 거거든요. 그런데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적인 시각이 보도에 녹아들고 그다음에 그 녹아든 보도가 결국은 왜곡이나 아니면 공포의 무한정 확산 이런 것들로 이어지는 그런 과정을 전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게다가 특히 이번은 신종 바이러스이지 않습니까? 신종은 새로운 거고 이거는 알기가 힘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많아지는 것이고.

▶ 정준희 : 크죠.

▷ 오태훈 : 더군다나 이거를 그러면 알 수 있는 방법은 언론을 통해서인데 최근에 부정적이건 아니면 긍정적인 의미건 간에 좀 눈여겨본 언론 보도 어떤 걸 꼽으실까 궁금하기도 하거든요.

▶ 정준희 : 사실은 언론이 정보 기능을 하니까 긍정적인 보도들이 결코 적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가 있는데 특히 최근에 저는 유의미하게 지켜봤던 것 중에 하나가 지상파 보도 쪽에 계시는 분들이 우한 현지에서의 어떤 과도한 내용들을 보도한다거나 아니면 피해자의 관련된 내용들에 대해서 자제한다든가 이런 식의 어떤 나름의 준칙들을 세워서 협력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 거 이런 것들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보도가 많이 나왔다는 거죠. 제가 제일 주목했던 건 실제로 이름을 밝히자면 중앙일보의 보도였어요. 1월 28일에 중앙 단독을 달고 나온 거였는데 제목이 ‘우한 교민을 2주간 천안에 격리한다’라고 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게 내용이 바로 뭐냐 하면 정부 관계자 발 보도를 통해서 그 당시 한참 논란이 되던 것이 우한에 전세기를 보낼 것이냐, 말 것이냐 불러와야 하냐, 마느냐의 문제였는데 불러오면 천안에 바로 공무원시설에 격리하겠다고 하는 것이 보도가 된 거죠.

▷ 오태훈 : 그랬습니다.

▶ 정준희 : 그런데 이게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보도냐, 아니냐가 사실은 판단하기가 어려운데 그 뒤로 가보면 바로 28일 동일한 날짜에 ‘인구 65만 도심의 우한 교민을 수용한다. 이 지역주민들은 무슨 죄냐’라는 그런 보도가 동시에 나옵니다, 같은 신문에서. 같은 날에 그런 식의 보도가 단독으로 이루어지고 그다음에 곧바로 문제제기가 나는 게 천안 시민들은 무슨 죄냐 이제 이런 식의 프레임이 만들어진단 말이죠. 그리고 이게 더 커진 게 뭐냐 하면 그 뒤로 세계일보나 한경에서 그다음 날 보도한 게 바로 아산, 진천으로 옮겼다고 하면서 ‘우리 충청도 무시하냐?’ 이런 식의 이야기로 가는 거예요.

▷ 오태훈 : 천안의 반발에 의해서 이거를 바꾼 것이다 뭐 이런 프레임.

▶ 정준희 : 네, 그렇게 된 거죠. 실제로 그거는 명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만 당시 검토 중이었던 것이 흘러간 거고 그다음에 확정되지 않았던 상태였는데 마치 천안이 확정된 것처럼 했다가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 같으니까 좀 더 약한 도시 쪽으로 돌려서 아산, 진천에 수용하게 되도록 한 것처럼 전체의 스토리가 만들어진 그런 거였고요. 이거는 애초에 기사 자체가 단독일 이유가 있었는가라고 하는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전개 과정이 이틀에 걸쳐서 나타난 것이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차재무 님께서 “언제나 1라디오 채널 고정입니다만 오늘 정 교수님 나오셔서 더더욱 채널 고정하고 있습니다.” 6965님 “정 교수님 참 신뢰 가는 분입니다. 저널리즘의 잘못된 부분들을 잘 설명해 주세요. 언론이 바로서야 하니까요.” 6824님 “시사본부에서 정준희 교수님 목소리 들으니까 더욱 반갑습니다. 오늘 저녁 7시 20분에 또 뵙겠습니다.”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방금 말씀해 주신 그 부분인데요. 어떤 잘못된 정보라든가 아니면 편향된 보도가 나오게 되면 그 이후로 이어지는 것이 혐오거든요. 이거야말로 큰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 정준희 : 혐오가 사실은 인간이 혐오라고 하는 것을 발휘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동물인 건 맞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혐오라는 감정 자체를 가지고 욕을 하면 안 되는데 문제는 혐오는 조장되면 안 된다는 게 더 중요한 거잖아요.

▷ 오태훈 : 혐오는 조장되면 안 된다.

▶ 정준희 : 네, 그러니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내면에 있는 아주 어두운 부분을 자극해서 공개적인 행동으로 나오고 표출되도록 만들면 그건 더 큰 파급력이 생겨버리는 거죠. 왜냐하면 조직 효과가 있어요. 혐오라고 하는 것은 사실 특정 집단을 타깃으로 삼는 경향이 있고요. 그 집단을 타깃으로 삼게 되면 그 타깃에 대해서 무분별한 어떤 폭력에 노출시킬 수 있는 그런 아주 위험한 결과로 순식간에 이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어두운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특히나 공적인 언론이 해야 할 일은 당연히 아닌데 단순히 공포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포를 불러일으킨 원인이 마치 그 특정 집단인 것처럼 만들어주고 그 집단에 대해서 우리가 분노를 표출하면 마치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거죠. 그런데 정작 문제는 더 꼬여버린다고 하는 거예요. 그 집단에도 혐오로 표출하고 어떤 감정을 노출시킨다고 해서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불안한 마음을 특정 집단에 대해서 책임을 전가시키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그런 아주 안 좋은 쪽으로 가는 메커니즘이라는 거죠.

▷ 오태훈 : 앞서서 정파성이 가미되어서 더욱더 우려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정말 명칭에서부터 좀 그런 부분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불확실성인 어떤 바이러스가 퍼진다고 이야기를 했고 ‘우한폐렴’이라는 용어가 등장을 하다가 이후에 또 이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불러달라는 이런 정정도 있었습니다. 여기에도 지금 언론들마다 다르거든요.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 정준희 : 기본적으로 사실 용어라고 하는 건 정확하고 언제나 맞는 용어가 1개가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그 용어가 가지는 장점이 있고 우한폐렴이라는 용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사실은 또 있어요. 예를 들면 대중들은 직관적이고 단순한 걸 원하기 때문에 우한폐렴 하면 굉장히 명쾌하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죠. 어디서 발생했는가, 도대체 어디가 문제인가 이렇게 다가오는 그런 측면들이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초기에는 이 우한폐렴이라는 말이 의미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원인을 잘 몰랐던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데 원인이라고 하는 건 병균, 병원균이나 바이러스가 뭔지를 알아내는 것인데 그게 의학적으로 중립화가 일어나는 거죠. 특정 집단이나 어떤 지역인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핵심적인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고 그것도 변형된 신종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로 가는 것이 이제 명확한 의학적 명칭으로 가게 되는 거죠. 이때 저널리즘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저널리즘은 사실 대중적인 직관 쪽에 자꾸 기울려고 해요. 왜냐하면 그게 상업화에 굉장히 유리하기 때문이죠. 굉장히 명쾌하게 들리거든요. 그리고 아까도 말씀하셨던 정파성이나 어떤 보복의 논리가 통하기 굉장히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를 들면 의학화시키고 과학화시키면 어려워져요. 그러니까 명확하게 잘 안 느껴지는 그런 느낌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인 거죠. 게다가 또 여기 정파성에 더해져서 마치 중국을 두려워하는 어떤 집단이 또는 정부가 이와 같은 것들을 일부러 피한다고 하는 프레임까지 덧씌워지게 되면 굉장히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죠. 하지만 저널리즘은 이 유혹을 버리고 일정하게 원인이 밝혀지는 순간에는 좀 더 어렵더라도 과학적으로 옮겨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 옮겨지는 태도가 굉장히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하는 것이 없이 왜 그래야 하는가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 건 스스로의 이익이 이 순간으로부터 뭔가 상업적이고 되게 자극적인 이득을 얻겠다고 하는 걸 선언한 것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러고 보니까 특히 요즘에 유튜브라든가 아니면 제목 달기 할 때 보면 우한폐렴 그러면 확실히 더 짧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렇게 붙이려고 그러면 좀 길고 그러니까 우한폐렴을 선호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또 마침 정부에서 언론을 향해서 이렇게 가도록 유도하는 거에 언론은 반발해야 해 이런 심리 때문에 우한폐렴 쪽으로 가야 하지 않았나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도 좀 계시더라고요.

▶ 정준희 : 네, 실제로 그렇죠. 그런데 거기에도 사회적 맥락을 통한 선택이 필요한 건데 더 이상 우한폐렴을 쓸 이유가 사라진 거예요, 사실 상업적인 이유를 제거하고 나면. 원인이 밝혀졌고 원인 균이, 원인 바이러스가 밝혀졌고 거기에 대한 대처가 조직되어야 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로 이동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더 좋은 효과를 남기고 실제로 이후 대처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효과를 남기는데도 불구하고 전 단계를 고집한다고 하는 건 자신의 원래 목적이 어디 있었는가라는 걸 보여주는 거죠.

▷ 오태훈 : 좀 더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혐오에 대해서. 최근에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있었고 이게 급속도로 확산되어서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영향도 오늘 보도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특히 온라인을 통해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중국인에 대한 혐오 표현들 이런 것들 언론에서 바로잡아야 할 의무도 있다고 보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좀 말씀해 주시죠.

▶ 정준희 : 이 부분에 있어서 조심해야 할 부분은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어두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잖아요. 그 어두운 감정에 대해서 뭔가 도덕적으로 공박하는 건 올바른 일은 아니에요. 이를테면 누구나 혐오적인 감정을 안으로는 가질 수 있다는 거죠. 대신 그걸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건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하고 문제가 있는 행동이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 지금의 중국인에 대한 혐오라고 하는 것들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들은 있죠, 누구나 다 그런 마음들을 품고 있을 수가 있으니까. 다만 이것이 겉으로 표현되었을 때 폭력이나 아니면 범죄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문제를 꼬이게 만든다고 하는 아주 합리적인 판단으로 가게 되면 당연히 언론은 사실 혐오를 자극하는 일을 멈추고 그다음에 그 혐오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비난한다기보다는 자제를 시키는 쪽으로 이제 프레임을 만들어나가는 게 되어야 하죠. 그러면 어떻게 자제를 시키냐? 합리적으로 설득을 해야 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런 공포나 혐오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게 단지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라고 하는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중국인을 혐오한다고 해서 당연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지금 사실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이나 북미나 이런 데를 가보면 동아시아인 전체를 혐오하는 분위기가 생겨 있어요.

▷ 오태훈 : 그쪽에서는요?

▶ 정준희 : 네, 왜냐하면 중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일본인을 잘 구별을 못하거든요. 외모상으로 상당히 비슷하고 되게 비슷한 문화권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통으로 바라보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이기는 합니다만 예를 들면 유럽이나 북미, 캐나다 이런 데들에서 동아시아인들이 지나가면 되게 혐오적인 발언들을 하는. 너희들 때문에 병원균이 생기고 오고 있다든가 이런 식의.

▷ 오태훈 : 그러니까 외모상으로 중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들이나 한국 사람들을 그들은 구별하기 힘드니까 그냥 아예 동아시아인종들 여기에 대해서 멸시하거나 혐오를 하는. 우리도 당하는 거나 똑같은 거네요.

▶ 정준희 : 그렇죠. 그러니까 어느 나라든 간에 외부자, 내부자가 아닌 외부자, 타자 또는 약자 이 사람들을 하나로 통으로 묶어서 불만을 표출하게 만들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굉장히 안 좋은 어떤 습속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는 거죠. 결국은 우리의 중국인 혐오는 우리가 스스로 바깥에 나가서 받을 수 있는 동아시아인의 혐오와 동일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이게 더 심해지면 내부자 혐오로 바뀌어요. 처음에는 외부자 혐오로 시작됐다가 내부자로 바뀝니다. 그러면 내부자가 갈라지거든요. 그러면 대표적으로 환자에 대한 혐오로 갑니다.

▷ 오태훈 : 확진 환자라든가 감염 경로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든가.

▶ 정준희 : 그렇죠. 확진 환자들 가지고 나오게 되는 것이 뭐냐 하면 “이 사람들 왜 이렇게 돌아다녔어?”라든가 “가만히 있지 않고.”라든가 이런 식의 문제로 가요. 그러면 그 확진 환자는 우리 내부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다시 외부자로 바뀌어버리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거죠. 혐오의 끝은 지속적으로 혐오할 대상들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는 것에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를 명확하게 설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 오태훈 : 그 역할을 정말 언론이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앞서 말씀하셨던 공포, 혐오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 좀 인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Watch Dog>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과거 2002년, 2003년에 사스가 있었고 또 2015년에는 메르스가 있었고요. 여러 가지 전염병 질병이 발생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도 이런 문제들 계속해서 좀 제기가 됐던 것으로 기억이 나거든요. 그런데 반복되고 있단 말이에요.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건지.

▶ 정준희 : 물론 반복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면 대개 동일한 문제인 것 같다고 하지만 또 내부에는 개선도 있고 또는 악화된 것도 있고 사실은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한 건 사실입니다. 아까도 제가 예를 들었지만 지금의 지상파 방송들이 나름대로 자제하는 보도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거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에 둬서 나온 거기는 해요. 하지만 매체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특히나 유튜브와 같은 그런 식의 여러 가지 안 좋은 정보들이 흘러다닐 수 있는 창구들이 되게 많아지면서 표면적으로 보면 훨씬 더 안 좋아진 것은 그리고 반복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된 거죠. 여기서 되게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저는 사스 때는 우리 정부가 비교적 잘 대응을 했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신종플루라든가 뭐 지난번에 메르스 사태 때는 사실은 좀 대응이 별로 안 좋았기 때문에 그 당시에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지금 정부에서는 거기에 대한 교훈을 바탕으로 방역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이 정부가 굉장히 철저하게 노력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눈으로 드러나는데 언론들은 대개 어떤 정부의 성향이나 정부의 대처 방식에 따라서 언론도 달라져야 하는데 되개 비슷한 프레임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겁니다. 그 비슷한 프레임이 바로 뭐냐 하면 ‘일단 뭔가 문제가 있을 거야’ 프레임이에요. 정부는 뭔가 숨길 거고 이 정부의 숨겨진 것들을 드러내는 것이 이 당시에 있어서 언론이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하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정부가 뭔가를 숨기고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문제가 있을 때가 있고요. 사실은 일정한 투명성을 가지고 나가면서 정보를 관리할 때도 있습니다. 정보를 관리하는 건 필요한 일이거든요. 저는 지금의 정부가 하는 일들이 상당 부분 투명하기 위해서 대단히 노력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따라서 자꾸 숨겨졌다고 생각하는 의심을 가지고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좀 쓸데없는 행동인 경우들이 굉장히 많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아까도 말씀드렸던 상업성과 정파성의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죠. 즉, 재난이라든가 감염병에 관련된 문제는 사실 전문가들이 굉장히 중요하고 기자들 스스로가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스스로가 계속 그 문제를 가지고 다뤄온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있어서 사실은 기자 훈련 체계라고 하는 것은 다른 데로 돌다가 가끔 그쪽에 걸려 있는 분들인 경우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이른바 맨땅에 헤딩하기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결과적으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뭐냐 하면 대단히 관습적인 프레임을 쓸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 여기에 상업적 요구와 정파적 요구가 결합됐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거죠.

▷ 오태훈 : 고민이 많습니다. 걱정도 좀 되고요. 이 상황이 길게 갈 것인지 아니면 일정 정도 시점이 되어서 좀 안정될지에 대한 고민들이 생기는 건데요. 청취자 황정현 님께서 “정준희 교수님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혐오는 조장되어서는 안 됩니다. 혐오는 여러 폭력을 불러오기도 하니까요.” 5782님 “맞습니다. 제 조카가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데 요즘 동양인들 현지에서 엄청 눈치보면서 지낸다고 합니다.”라고 의견도 보내주셨습니다. 감염병 보도, 국민생활건강에 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라도 안정이 될 때까지 보도들의 어떤 관련 준칙 같은 것, 기준 같은 걸 마련해야 할 시점인 것 같아요. 어떤 것들 지켜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보도를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좀 알려주세요.

▶ 정준희 : 일단 이미 잘 만들어진 준칙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KBS의 재난 보도 준칙을 보면 재난 보도라는 것 안에 감염병 보도가 들어가기 때문에 기본적인 이 재난 보도의 목적은 피해를 최소화한다, 혼란을 방지한다 그리고 복구를 촉진한다예요. 굉장히 잘 만들어진 목적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핵심적으로 피해가 일어나는 부분들을 줄이는 것 그리고 혼란하지 않게 만드는 것 그다음에 되도록이면 복구가 빨리 일어나도록 만드는 것에 복무해야 한다고 하는 거죠. 이 목적에 맞게 우리의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라고 하는 것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거고요. 두 번째로 감염병 보도 준칙이 예전에 2012년에 이미 제정되어서 그 당시에 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하고 그 당시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이 함께 만들었어요. 필요하니까 만들었죠. 거기에 보면 굉장히 의미 있는 말들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모든 정보는 현 시점까지 확인된 정보여야 한다.

▷ 오태훈 : 확인된 정보여야 한다.

▶ 정준희 : 그렇죠, 현 시점까지. 제한적이지만. 그리고 그 확인된 정보란 의학적으로 확인된 정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은 것들은 추론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죠. 제일 중요한 원칙이고요. 두 번째로 보도 표현에 있어서 예를 들면 어떤 감염의 증상이나 그것에 의한 결과 이런 것들을 과도하게 과장하거나 자극하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 예를 들면 재앙이라든가 창궐이라든가 패닉이라든가 이런 표현을 쓰면 그거는 실제하고도 안 맞을 뿐더러 사람들로부터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따라서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나 또 다른 전염병과 함부로 비교해서 마치 이것이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어떤 대상인양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자제해야 한다는 그런 준칙들이 있거든요. 전반적으로 공통적으로 흐르는 핵심은 결국 정확해야 하고 그다음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오태훈 : 그야말로 언론의 역할이라고 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앞으로 끝으로 언론에게 제언 한말씀 해주시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말씀하실까요?

▶ 정준희 : 사실 언론도 상업기구 아니에요? 대부분의 경우는. 그리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상업적으로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도 있지만 이때 공공기관이라고 하는 것들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게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밝히는 굉장히 중요한 창구예요. 여기서 잘못된 선택을 하면 이른바 ‘기레기’ 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레기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바로 이 시점에서 스스로가 공적기구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1927님께서 “시사본부에서 교수님을 뵙다니 반갑습니다. 러 전문가가 있지만 사안을 가장 중립적이고 비판적으로 보시는 것 같아서 신뢰합니다.”라는 의견 보내주셨습니다.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와 함께 한 주간의 미디어 비평 <Watch Dog> 여기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준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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