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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일본선 아베가 '코로나 전쟁' 총지휘..스캔들 덮는 효과도

서승욱 입력 2020.02.02. 12:14 수정 2020.02.0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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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본부장으로 연일 회의 주재
중국인 입국거부,전세기 파견도 결정
일부 '실책'속에서도 큰 비판은 없어
벚꽃 보는 모임 등 스캔들 일부 희석

일본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직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대책을 주도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0일 우리의 정기국회 시정연설에 해당하는 통상국회 시정방침연설을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모든 각료들이 참여하는 정부 차원의 대책 본부를 설치한 뒤 자신이 본부장으로 연일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31일엔 대책본부 회의가 두 차례나 열렸다.

특히 이날 두 번째 열린 대책회의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에 입국허가 신청을 하기 2주일 내에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 또 후베이성이 발급한 중국 여권 소지자에 대해선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당분간 입국을 거부하겠다"는 '입국 거부'방침을 본인이 직접 발표했다.

우한에 전세기를 띄우는 문제도 아베 총리가 주도했다.

일본 정부가 전세기 파견을 검토하기 시작한 건 지난달 23일 우한시 공공교통기관이 정지되면서였다. 하지만 이후 전세기 파견 논의에 진전이 없자 일본 국내에서 “정부의 대응이 늦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요일인 26일 저녁 아베 총리가 관계부처 간부를 불러모아 회의를 했고, ‘일본인을 귀국시키면 일본 국내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일부 반대 속에서도 파견을 최종 결정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이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이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중국과의 조정을 가속화했고, 이런 과정을 거쳐 일본이 가장 먼저 자국민을 우한에서 탈출시켰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사태를 선언하기 전에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를 강제 입원과 취업제한 등이 가능한 ‘지정감염증’으로 먼저 지정하기도 했다.

^우한에서 귀국한 일본인 두 명이 바이러스 검사를 한 때 거부했고 ^무증상 감염이 확인된 두 명이 정부 지정 숙소에서 다른 사람과 객실을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고^우한 귀국자를 상대로 전세기 항공료를 징수하려다 번복하는 등 일부 문제가 발생하긴 했지만, 정부의 대응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그다지 크지 않은 이유다.

아베 총리로선 ‘벚꽃 보는 모임’ 논란과 카지노 유치를 둘러싼 현역 의원의 수뢰 등 아베 내각을 둘러싼 스캔들이 일부 희석되는 부수효과까지 얻고 있다.

야당 의원들이 아베 총리를 1대1로 추궁할 수 있는 국회 예산위원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초 스캔들 추궁에 집중됐던 야당의 화력이 코로나 사태로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신주쿠교엔 (新宿御苑)에서 개최된 '벚꽃 보는 모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아키에 여사가 연예인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지지통신]

오히려 자민당은 신종 코로나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선 정부가 국민의 권리를 일부 제한할 수 있도록 "헌법 개정을 통해 '긴급사태'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아베 총리의 숙원사업인 개헌의 추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한편 일본에선 1일 신종 코로나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이 3명 추가되면서 전체 감염자가 20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29일 첫 전세기로 귀국한 40대 남성은 입국 때 발열 등을 호소해 폐렴 진단을 받았다. 첫 검사에선 신종 코로나 음성이었지만 추가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

또 새로 확인된 감염자 중 1명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이른바 '무증상 감염자'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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