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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도쿄올림픽, 바이러스로 취소되나?

권종오 기자 입력 2020.02.03. 10:14 수정 2020.02.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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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도쿄올림픽 ①

2020 도쿄 하계올림픽(7월 24일 개막)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단순한 지구촌 스포츠축제가 아닙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특수성에다 방사능과 욱일기 문제까지 겹쳐 개막전부터 숱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35도가 넘는 무더위에 심판의 텃세까지 우려돼 한국선수단으로서는 매우 힘든 올림픽이 될 전망입니다. SBS는 오늘부터 도쿄올림픽과 관련된 여러 이슈를 10여 편의 취재파일로 나눠 소개할 계획입니다.

*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 아래 주소로 접속하시면 음성으로 기사를 들을 수 있습니다.
[ https://news.sbs.co.kr/d/?id=N1005630031 ]

도쿄 하네다 공항서 온도 점검 받는 승객들
현재 2020 도쿄올림픽의 가장 뜨거운 관심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올해 하계올림픽이 취소되거나 연기될 것인가에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달 30일 일본 유력지인 <아사히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제32회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취소된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며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올림픽 취소나 연기 여부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신종 코로나 감염 예방 대책에 대해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나 올여름 치러지는 도쿄올림픽 중단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담당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은 괜찮나? 라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제멋대로 나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런 것은 일절 없다. 변함없이 확실히 준비를 진행할 것"이라며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근대올림픽의 역사는 1896년 그리스 아테네 대회부터 시작됩니다. 이후 지금까지 하계올림픽이 취소된 적은 3차례 있었습니다. 1916년 대회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1940년과 44년 대회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잘 알다시피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진영이 1980년 소련 모스크바 올림픽을 보이콧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소련 등 동구 공산권 국가들이 그다음 대회인 1984년 미국 LA 올림픽을 보이콧했습니다. 비록 '반쪽 올림픽'일지라도 올림픽이 취소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124년 근대올림픽 역사에서 대회 자체가 아예 취소된 이유는 오로지 세계대전뿐이었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국내 체육계 전문가들은 도쿄올림픽이 열리지 못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즉 올림픽을 도저히 치를 상황이 되지 않는 한, IOC가 올림픽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돈'입니다. 이번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을 위해 미국 NBC가 낸 금액만 14억 5천만 달러입니다. 전 세계 중계 방송권료는 약 30억 달러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삼성전자, 코카콜라, 도요타자동차 등 13개 '월드와이드 파트너'가 후원하는 금액과 기타 수입을 합치면 총 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5조 원에 가깝습니다.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메인스타디움 전경

일본 정부가 이번 도쿄올림픽을 위해 쓴 돈도 천문학적입니다. 각종 인프라 구축과 대회 운영을 위해 공식적으로는 126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실제로는 이 금액의 2배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올림픽의 목표 가운데 하나로 방사능 오염 지역인 후쿠시마의 재건과 부흥을 내세웠습니다. 또 4천만 명의 외국 관광객 유치도 노리고 있습니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전면 취소될 경우 막대한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도쿄올림픽이 전면 취소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습니다. 그럼 연기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일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계속 누그러지지 않을 경우 IOC가 일본과 협의해 대회 개막을 올해 가을이 아니라 내년 여름으로 연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올해 가을로 연기하는 것이 어려운 까닭은 유럽축구 리그가 새로운 시즌을 하고 있는 데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는 등 주요 국가의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와 일정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당시 개막을 앞두고 '지카 바이러스' 전염이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스포츠 스타들은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습니다. 이번에도 이런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4-5월까지도 종식되지 않을 경우 불참을 선언하는 스타 선수들이 리우올림픽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IOC는 물론 도쿄올림픽에서 '뭔가 보여주려고' 작심하고 준비했던 일본 정부는 바이러스 사태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권종오 기자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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