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짜마스크 싹쓸이 기승..역무실서 배부 '고육지책'(종합)

양지윤 2020. 2. 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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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지하철에서 무료로 배부하는 마스크를 뭉텅이로 가져가는 얌체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개찰구를 통과하지 않는 안내부스에서 마스크를 제공해온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사 내 고객상담실로 배부 장소를 바꾸기로 했다.

실제로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의 경우 이날 오전 마스크 비치 장소가 바뀌었다는 안내문을 게시했으나 고객상담실의 방향이 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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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찰구 앞 안내부스에 뒀더니 일부 얌체족에 금세 동나
서울교통공사, 개찰구 통과한 고객상담실서 배부키로
고객상담실 위치, 역마다 제각각..당분간 혼선 불가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지하철에서 무료로 배부하는 마스크를 뭉텅이로 가져가는 얌체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개찰구를 통과하지 않는 안내부스에서 마스크를 제공해온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사 내 고객상담실로 배부 장소를 바꾸기로 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안내부스에 역무실(고객상담실)을 방문해 마스크를 수령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사진=양지윤 기자)

3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이날 오전부터 고객상담실로 불리는 역무실에 마스크를 비치하라는 업무지침을 각 역사에 내렸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 등 일부 역을 제외한 대부분 역사는 개찰구를 통과해야 고객상담실에 들어갈 수 있다. 기존에는 개찰구를 통과하지 않고 안내부스에서 1인 1매만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안내부스의 경우 업무 시간 내내 교통공사 직원들이 상주하지 않아 승객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무인(無人)제공 시스템이나 다름없었다.

교통공사가 마스크 지급 장소를 바꾼 것은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면서 일부 시민들이 뭉텅이로 집어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도림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의 경우 북쩍이는 틈을 타 일부 승객들이 수 십 개를 집어가면서 마스크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게 일선 역무원들의 전언이다. 한 지하철역사 역무원은 “일요일(2일)인데도, 1200개가 넘게 소진됐다”면서 “마스크가 떨어질 때마다 바로 내놓지만, 한 명이 여러 개를 가지고 가는 경우도 많아서 금방 동이난다”고 말했다.

위생상 문제도 고려했다. 기존에는 불특정 다수가 다니는 안내부스에 마스크 바구니를 비치했으나 덮개 등이 없어 공기 중 오염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교통공사는 플라스틱 박스 혹은 마스크 상자 등에서 꺼내 쓸 수 있도록 비치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김정일 서울시 시민건강국 질병관리과장은 “서둘러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시민들이 양심껏 가져가길 바랐는데, 일부에서 마구잡이로 가져가서 마스크는 30분만에 1000매가 동나고, 손세정제는 아예 통째 들고가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마스크는 오늘부터 역무원에게 받아갈 수 있게 조치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 출·퇴근길 승객들이 마스크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역마다 고객상담실의 위치가 제각각이어서 확인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의 경우 이날 오전 마스크 비치 장소가 바뀌었다는 안내문을 게시했으나 고객상담실의 방향이 표시되지 않았다. 이 역은 2개의 개찰구로 나눠져 있어 고객상담실 반대방향의 개찰구를 통과할 경우 승강장에 한 번 내려간 뒤 올라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편 교통공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역사당 1회용 마스크를 2000매 비치해 필요로 하는 시민들에게 배부하고 있다. 또한 직접 접촉하는 시설물인 열차, 화장실, 역사 시설물에 대한 청소와 소독을 대폭 강화했다. 주 1회 실시하던 열차 내 손잡이 살균소독은 주 2회 실시하고, 객실 의자는 주 1회에서 전동차 입고 시 분무소독을 하고 있다. 두 달에 한 번했던 연막 살균소독도 월 1회로 횟수를 늘렸다. 고온 스팀 청소도 주 1회에서 주 2회 진행하기로 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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