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뒷북대처에 화 치밀고..집에만 있으니 우울·짜증"

한동훈 기자 입력 2020. 2. 3. 16:05 수정 2020. 2. 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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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일상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기존 생활 패턴을 버리고 극도로 조심히 생활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정부는 뒷북대처로 일관하면서 우울증·분노·피로감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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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 신종 코로나 스트레스 최고치
생활패턴 바뀌어 가족 모두 예민
임신부·육아 가정은 극도 불안감
서울 지하철 열차에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장기화하면서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서울경제DB
[서울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일상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기존 생활 패턴을 버리고 극도로 조심히 생활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정부는 뒷북대처로 일관하면서 우울증·분노·피로감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3일 국내 주요 인터넷 카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때문에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글들이 대거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 그다지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중국 정부에 대한 혐오감 등의 감정이 최대치로 올라오면서 스트레스가 극한으로 치솟는 느낌”이라며 “두려움에 분노까지 쌓여 잠도 잘 못 자고 있다”고 했다. 30대 자영업자 강모씨는 “바이러스를 퍼뜨린 책임자는 따로 있는데 언론에서나 당국은 감염되지 않으려면 국민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만 얘기하니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정부의 뒷북대처와 안이한 대응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대전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등 강력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안이하게 대응하니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나 직장 동료들이 꽤 있다”며 “주변은 별로 신경을 안 쓰는데 나만 조심하는 것 같아 짜증이 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로 생활 패턴이 바뀐 사람들도 답답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광명시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대중교통을 피하기 위해 택시를 주로 이용했더니 일주일 교통비가 평소의 3배는 더 나왔다”며 “아내는 자주 가던 문화센터를 가지 못해 가족 모두가 예민한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어린아이를 키우거나 최근에 임신한 가정은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임신 7주 차인데 아기가 생겼다는 것에 기뻐할 틈도 없이 바이러스 때문에 태아가 피해를 당할까봐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내 신세가 처량하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처럼 전염병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산될 경우 시민들의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로 최대한 대면접촉을 피해야 해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2~3주가 고비인데 그때까지 스트레스가 발생하더라도 일상에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심리, 내가 노력해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무기력함,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 정부의 대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민들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동훈·김지영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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