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동났는데..中보따리상 "현금 15억 줄테니 팔아라"

강인선,차창희,이종화 2020. 2. 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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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매점매석 집중 단속"

◆ 신종코로나 비상 / 묻지마 사재기 기승 ◆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앞에서 중국인 여행객들이 마스크 박스가 가득 실린 카트를 밀며 탑승 수속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며 마스크·손세정제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수요가 폭증한 점도 있지만 중국 보따리상을 비롯한 일부 세력이 마스크 공장에서 '묻지마 구매'에 나서면서 유통 구조가 왜곡된 탓도 크다는 지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보건용 마스크 수급에 전혀 문제없다"면서도 "수급이 극단적으로 불안정해지면 긴급 수급 조정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중국인들의 '싹쓸이'나 유통 과정 왜곡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명 '다이궁(代工)'으로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들에 의한 국산 마스크 입도선매 시도가 과열되는 상황이다. 3일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한 마스크 생산업체는 "최근 현금보따리를 든 중국인이 아주 많이 찾아온다"며 "현금 15억원을 들고 와 가격은 상관없으니 무조건 물건을 달라고 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한 마스크 생산업체는 "밀려드는 수요가 너무 많아 주문량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설 전에 3월 중순 생산량까지 출고가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주문을 받을 수 없는데 무조건 물건을 달라며 찾아오는 중국 보따리상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마스크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마스크를 구할 수 있었던 대형마트는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서울 송파구 A대형마트는 마스크 총 19종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두 종류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올림픽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위치한 B대형마트는 상황이 나았으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총 8종류 제품을 판매하는데, 이 중 KF94 인증을 받은 일회용 마스크는 모두 품절이었다. 서울 종로구 일대 편의점은 KF 등급 마스크가 동 나거나 수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다. 세정제가 남아 있는 편의점은 거의 없었다.

경찰은 마스크 등 관련 물품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가 심각해지면 관계 기관과 협력해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3일 마스크 매점매석 현상에 대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면 관련 부처에 고발을 요청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 차창희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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