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혼자 사나? 4050 남성 급증, 대부분 월세로 살더라
[경향신문]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40·50대 남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구 중심으로 설정된 국민주택 규모 등 1인가구를 고려한 주거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간 국토정책 브리프 ‘연령대별·성별 1인가구 증가 양상과 주거특성에 따른 정책 대응방향’을 보면, 2047년 1인가구는 83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7.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1985년 6.9%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중은 2017년 28.5%로 30년 전보다 8.5배 증가하는데 향후 더 늘어나는 것이다.
반면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는 2017년 31.4%에서 2047년 16.3%로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 보고서를 담당한 박미선 연구위원은 “2047년에는 1·2인 가구가 다수(72.3%)를 차지하게 될 예정”이라며 “기존의 ‘가구주+배우자+자녀’라는 정상가족 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2008~2018년) 1인 가구 증가 양상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중장년 남성층에서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성 1인 가구의 경우 2008년 94만4000가구(36.0%)에서 2018년 290만6000가구(49.7%)로 급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여성 1인 가구는 167만7000가구(64.0%)에서 294만2000가구(50.3%)로 숫자는 늘었지만 비중은 줄어들었다.
남성 1인 가구 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0대였다. 10년 전보다 무려 358%나 늘었다. 40대 1인 가구 증가율도 283%로 높았다. 박 연구위원은 “1인가구 확대는 가족관계 미형성 또는 해체 및 탈락에 기인한다”며 “가족 구성원의 무한책임에 기초한 가족안전망에서 ‘사회적 가족’이라는 사회안전망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의 경우 주거부담이 높고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2018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39.0%는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보증부 월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1인 가구더라도 연령에 따라 주거여건이 달랐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중 66.5%가 보증부 월세로 거주했다. 30대(49.8%)와 40대(46.4%)에서는 절반 가량이 보증부 월세로 거주 중이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가 비율이 높아졌는데, 70대(65.1%)는 주로 자가에 살았다.
성별에 따라서도 주거여건이 확연히 갈렸다. 여성 1인가구는 42.7%가 자가에 살았다. 보증부 월세는 32.9%였다. 그에 반해 남성 1인가구는 45.5%가 보증부 월세로 거주했다. 박 연구위원은 “여성은 고령으로 인한 자가 소유가 높고 남성은 신규 1인가구 형성으로 인해 점유형태가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1인 가구 특성을 반영한 주거정책을 재설정하기 위해서는 취약·고위험 1인 가구의 기초실태를 우선 파악하고 중앙정부가 종합적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4인 가구 중심으로 설정된 국민주택 규모에 대한 재검토를 벌이고 최저주거기준 미달 1인 가구를 위한 지원 방안과 공유형 주택을 위한 새로운 주거기준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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