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큰스님들 '세븐포커'판..새벽 3시에 멈춘 이유는

신수아 2020. 2. 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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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신수아 기자입니다.

충북 보은의 법주사에서 큰 스님들이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였단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1천만 원이 넘는 거액을 걸고 도박을 하다, 새벽 3시만 되면 그만둔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인지,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충청북도 속리산 자락에 있는 법주사.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형 사찰입니다.

법주사의 고위 간부를 지낸 한 스님을 만났습니다.

[A 스님] "보통 이제 처음에 시작할 때 한 3백만 원 정도 가지고 시작을 해요."

법주사의 큰 스님들이 모여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였단 겁니다.

이들이 한 도박은 이른바 '세븐포커'.

한 번에 수백만 원씩 베팅하는 경우도 흔했다고 합니다.

[A 스님] "4백 받고 4백 더 하면 8백이 되지 않습니까. 그 순간에 베팅한 것만 8백이지…거기 판돈 쌓인 건 처음부터 쌓인 돈까지 하게 되면 그 것의 몇 배가 되는 거죠."

이 스님의 예금거래내역서입니다.

지난 2018년 3월 23일, 절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은행 지점에서 오후 3시 15분과 17분 두 차례에 걸쳐 170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그리고 7시간 후인 밤 10시 21분, 네 차례에 걸쳐 4백만 원을 또 뽑았습니다.

170만 원으로 도박판에 뛰어 들었다가 중간에 돈을 다 잃자 추가로 400만 원을 더 뽑았던 겁니다.

[A 스님] "(인출하러) 중간에도 갑니다. 돈 떨어지면."

스님들의 도박은 새벽 3시만 되면 어김없이 끝났습니다.

왜 새벽 3신지 물었습니다.

[A 스님] "시작을 하면 풀(끝)까지…새벽 3시가 예불 시간이거든…그 때 선방 스님들은 고요히 앉아서 참선을 시작합니다."

도박에 푹 빠져 있던 큰 스님들이 새벽 3시만 되면 자리에서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 듯 예불을 드리러 법당으로 향했단 건데요.

[A 스님] "밤새 포커 하다가 어떻게 기도가 되겠어요. 수행이 되겠으며, 예불이 되겠습니까?"

스님들은 외부인들 모르게 자신들이 차를 마시는 다각실과 숙소인 견불당에 도박판을 차렸습니다.

이런 일을 막으라고 스님들의 비위 행위를 감시하고 처벌하는 호법부가 있는데요.

이 통화 녹취 한번 들어보시죠.

[B 스님/전 법주사 호법국장] "마음대로 해 봐. 이 XX가 뭐. 이 X의 XX가 감히…(돈을) 안 갚겠단 얘기네 그럼? 아이구 XX. X팔려 가지고 참. 그럼 고발하든지 인마."

도박을 감시해야 하는 스님이 도박판에서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욕을 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이 스님, 지난 2008년 법주사 근처 호텔에서 현 주지와 함께 도박하다 현장에서 체포된 적이 있습니다.

스님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C 스님] "지금 공양 시간이거든요. 다음에 전화할게요…"

[D 스님] "나는 그 때 당시에 병원에 있었고, 지금 그 고발인을 무고죄로 고소를 할 건데…"

하지만 본인들끼리 대화할 땐 달랐습니다.

[E 스님] "전과자(주지스님)가 맨날 나가서 노름 안 한 적 있어?" ("한 달에 한 번씩 (외국에) 나간다 하더라고…") "그게 만든 얘기가 아니잖아. 사실이 조사하면 나오는 얘기지."

해외 원정도박까지 갔었단 얘깁니다.

[A 스님] "감춘다고 해서 이게 감춰지는 게 현재 입장에서 아닌 것 같아가지고…오히려 드러내야 더 이상 이런 일이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 차원에서 제가 말씀드립니다."

법주사 스님들의 도박 사건은 한 불자의 신고로 현재 충북 보은 경찰서에서 수사 중입니다.

바로간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강재훈 / 영상편집: 이화영)

신수아 기자 (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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