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마저 돌아섰다..외로운 손학규, 남은 선택은

박용하 기자 2020. 2. 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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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바른미래 당권파·호남계 “10일까지 안 물러나면 집단 탈당”
ㆍ손 “통합작업 후 사퇴” 의사 밝혔지만 벼랑 끝…조만간 결단

착잡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호남계 일부 의원들이 3일 “손학규 대표가 오는 10일까지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으면 집단 탈당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했다. 손 대표의 최측근 인사들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며 출근 거부에 나섰다. ‘고립무원’ 처지가 된 손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권파와 호남계 일부 의원들은 지난 2일 손 대표에게 오는 10일까지 대표직을 사퇴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한 의원은 “손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고수하면 의원들이 집단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영 비서실장 등 당권파도 손 대표에게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자 이날부터 출근을 거부했다.

호남계·당권파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손 대표와의 오찬에서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당장 퇴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의원들은 손 대표가 원하는 인사들도 비대위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지도부 교체를 제안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퇴진을 거부하고 있다.

당 쇄신을 위해 청년 정치세력과 통합을 이뤄내고, 다른 정당들과의 통합작업을 끝내면 사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원들은 ‘선 사퇴’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합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선 손 대표의 당권 고수를 두고 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호남계 정당과의 통합에 대비한 ‘몸값 높이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손 대표가 통합 후에도 역할을 찾기 위해서는 간판(대표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손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다 해도 호남 세력들의 결집에 신경 쓰면 당내 반발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손 대표가 사퇴를 거부할 명분이 적은 만큼 조만간 결단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손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면 호남계 의원들은 비대위를 구성하고 대안신당 등 호남 세력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출당’ 조치를 통해 의원직을 유지한 채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면 제3지대 정계개편은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은 무소속 출마하거나 호남계 정당, ‘안철수 신당’ 합류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는 당 잔류 의원, 원외인사들을 모아 다른 당과 통합을 모색할 수 있다. 민주평화당 한 관계자는 “호남계 의원들이 없어도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은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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