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마저 돌아섰다..외로운 손학규, 남은 선택은
[경향신문] ㆍ바른미래 당권파·호남계 “10일까지 안 물러나면 집단 탈당”
ㆍ손 “통합작업 후 사퇴” 의사 밝혔지만 벼랑 끝…조만간 결단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호남계 일부 의원들이 3일 “손학규 대표가 오는 10일까지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으면 집단 탈당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했다. 손 대표의 최측근 인사들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며 출근 거부에 나섰다. ‘고립무원’ 처지가 된 손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권파와 호남계 일부 의원들은 지난 2일 손 대표에게 오는 10일까지 대표직을 사퇴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한 의원은 “손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고수하면 의원들이 집단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영 비서실장 등 당권파도 손 대표에게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자 이날부터 출근을 거부했다.
호남계·당권파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손 대표와의 오찬에서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당장 퇴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의원들은 손 대표가 원하는 인사들도 비대위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지도부 교체를 제안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퇴진을 거부하고 있다.
당 쇄신을 위해 청년 정치세력과 통합을 이뤄내고, 다른 정당들과의 통합작업을 끝내면 사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원들은 ‘선 사퇴’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합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선 손 대표의 당권 고수를 두고 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호남계 정당과의 통합에 대비한 ‘몸값 높이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손 대표가 통합 후에도 역할을 찾기 위해서는 간판(대표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손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다 해도 호남 세력들의 결집에 신경 쓰면 당내 반발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손 대표가 사퇴를 거부할 명분이 적은 만큼 조만간 결단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손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면 호남계 의원들은 비대위를 구성하고 대안신당 등 호남 세력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출당’ 조치를 통해 의원직을 유지한 채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면 제3지대 정계개편은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은 무소속 출마하거나 호남계 정당, ‘안철수 신당’ 합류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는 당 잔류 의원, 원외인사들을 모아 다른 당과 통합을 모색할 수 있다. 민주평화당 한 관계자는 “호남계 의원들이 없어도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은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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