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 감염자, 일본 크루즈선 탔다..발칵 뒤집힌 일본, 3700명 긴급 해상검역

윤설영 2020. 2. 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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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홍콩서 내린 80대 남성 감염 확인
일 정부, 긴급 정박시켜 대대적 검역
"10명 발열"..선내 승객들에 뒤늦게 알려

일본 호화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홍콩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되면서 일본 검역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승객 2666명, 승조원 1045명 등 총 3700여명이 탑승했다. 이 배는 지난달 20일 요코하마(横浜)항에서 출발해 22일 가고시마(鹿児島)를 거쳐, 25일 홍콩, 27일 베트남에 기항한 뒤 2월 1일 오키나와(沖縄) 나하(那覇)시로 들어왔다.

승객과 승조원 약 3500명을 실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긴급 정박했다. 일본 검역당국은 이 배에 탑승했던 80대 홍콩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파악한 뒤, 이 배에 타고 있는 전원에 대한 대대적인 검역을 벌이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인된 80대 홍콩 남성은 17일 도쿄로 입국한 뒤 요코하마에서 크루즈선에 탑승했다. 이 남성은 배에 오르기 전날인 19일부터 기침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 남성은 25일 홍콩에서 하선했고,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지난 2일이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이 배가 나하로 입국할 때 ‘가검역증’을 발행했으나, 그 뒤 홍콩 승객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을 파악하고 이례적으로 검역증을 취소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4일 오전 요코하마로 들어올 예정이었던 이 크루즈 선을 3일 저녁 귀항시켜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긴급 정박시키고 대대적인 검역을 실시했다. 검역당국은 수십명의 검역관을 이 배로 보내 3700명 전원에 대한 체온 측정 등 검역을 벌이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현재 약 10명이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어, 각자 방에 격리를 시킨 상태다. 이들에 대한 바이러스 감염 여부 결과는 4일 저녁쯤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홍콩 관광객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검역관들이 투입되고 있다. [TV아사히 캡쳐]


스가 요시히데 (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기자회견에서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포함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확진자가 나올 경우 일본 상륙을 허가할 지 여부는 WHO(국제보건기구)가 밝힌 잠복기간 10일 등을 참고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승객 중에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는데도 관련 정보가 승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감염자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감염자 발생 소식이 선내 방송으로 전파된 건 3일 저녁이다. 한 여성 승객은 TV아사히 인터뷰에서 “오늘(3일) 처음 선내 방송이 들어왔다. 직원들이 ‘손을 씻으세요, ‘소독을 하세요’라고 철저하게 지켜보고는 있지만 평상시와 다름없이 이벤트와 식사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코하마항에 정박해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4일 모습. 일본 검역당국은 이 배에 탑승했던 80대 홍콩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파악한 뒤 이 배에 대한 대대적인 검역을 벌이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또다른 남성은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선내에 90% 이상은 마스크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감염자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나와 레스토랑이 이날까지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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