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 싸우는 중국, 높이 평가"..WHO 총장의 지나친 친중 언행, 왜? [월드피플]
[경향신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55·사진)이 3일(현지시간) 또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과 싸우고 있는 중국의 노력과 효과적인 통제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앞서 WHO가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를 역대 6번째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했음에도 ‘늑장 대응’이란 비판이 확산되는 가운데, 또다시 세계 보건 수장이 중국을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WHO 집행이사회에서 “중국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각국에서 발생한 환자 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이라며 “중국의 강력한 대책 수행으로 세계 여러 나라도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포로 대할 것이 아니라 질병에 대한 대비와 선제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무분별한 공포 확산은 신종 코로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발언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중국 보건당국의 때늦은 대응과 정보 통제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 입길에 올랐다. 게다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이동·교역 통제’는 권고하지 않은 WHO에 대해서도 “중국에 의료진·의료장비 지원 등 선물만 주고 무역·관광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제재는 쏙 빼놓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과는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지적이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이날도 “바이러스 통제를 위해 여행과 교역까지 금지할 필요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소셜미디어가 ‘가짜 정보’ 차단 조치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의 틱톡과 텐센트를 ‘칭찬 대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누가 봐도 ‘중국 편’인 게 티 나는 게브레예수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결국 2017년 자신을 WHO 사상 첫 회원국 직선이자, 아프리카 출신 첫 사무총장으로 뽑히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중국에 대한 ‘은혜 갚기’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을 지낸 게브레예수스는 중국 출신인 전임 WHO 사무총장 마거릿 챈이 에볼라 대처 미흡으로 물러난 뒤 곧바로 선출됐다. 선거전 당시 중국이 물심양면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한 덕택에 당선됐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은 당시 향후 10년간 600억위안(약 10조원)을 WHO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게브레예수스는 신종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중국을 방문하면서 첫 일정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마치 ‘알현’하듯 면담한 장면으로 화제가 됐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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