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무시한 트럼프, 펠로시는 면전서 연설원고 찢어버렸다

최정동 입력 2020. 2. 5. 14:24 수정 2020. 2. 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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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나자 대통령의 연설원고를 찢고 있다.[REUTERS=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 국회의사당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하원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연설을 마치자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연설원고를 찢어 책상에 던져버린 것.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연단에 서 있던 순간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의회 상하원 합동의회에 참석해 연단에 올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자신의 연설원고를 건네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 등장하던 순간부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상원의장)에 이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원고 사본을 전달했다. 원고를 받은 낸시 의장이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못 본 척 외면하고 돌아섰다. 자신에 대한 탄핵을 주도하는 낸시 펠로시 의장에게 대놓고 적의를 드러낸 것이다.

연설 원고를 받은 낸시 의장이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를 거부하고 돌아섰다. [AP=연합뉴스]
낸시 의장의 악수 요청을 못본척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속 사진. 낸시 의장이 멋적은 듯 손을 거두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상하원 합동의회에 참석해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국정 연설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유·무죄 최종 표결을 하루 앞둔 이례적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약 80분간의 연설 내내 탄핵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치적을 한껏 내세웠다. 일자리 창출과 낮은 실업률, 중국과의 무역 합의 등에 대해 많은 시간을 들여 설명했다. 탄핵보다는 치적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이뤄내고 재선에 골인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였다.

자신에 대한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갔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의 탄핵 표결에서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자신감을 반영한 듯 거침없이 연설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상하원 합동의회에 참석해 국정연설을 하는 동안 낸시 하원의장이 원고를 읽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상하원 합동의회에 참석해 국정연설을 하는 동안 낸시 하원의장이 트럼프를 노려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민주당 의석에서는 차가운 기류가 흘렀다.
공화당 의원들은 수시로 일제히 기립해 때론 함성과 함께 박수로 화답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 앉은 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보며 외면했고, 한 의원은 앉아서 고래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나자 대통령의 연설원고를 찢고 있다.[AFP=연합뉴스]

트럼프의 연설이 끝나자 낸시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의 연설원고를 찢어 책상에 내던졌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나자 대통령의 연설원고를 찢고 있다.[EPA=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연단을 내려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4일 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난 뒤 자신이 찢은 대통령의 연설 원고를 들어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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