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사과 받은 우한 의사 리원량 "신종 코로나 최초 경고했더니 경찰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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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발병 우려를 경고했다 공안당국(경찰)에 거짓정보 확산자로 낙인 찍혔던 의사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4일 리 박사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자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진단하게 된 경위를 비롯한 당국의 은폐 처리, 자신에 내려진 처벌 등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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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발병 우려를 경고했다 공안당국(경찰)에 거짓정보 확산자로 낙인 찍혔던 의사가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우한 중앙병원 소속인 안과의사 리원량 박사로, 그는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투병 중이다.
앞서 리 박사는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공개한 바 있는데, 우한 당국은 그에게 뒤늦은 사과를 했다.
BBC에 따르면 리 박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가 중국 정부 당국을 통해 대중에 알려진 지난달보다 한달여 앞선 작년 12월 근무 중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 7명에게서 2002년 발병해 중국에서만 9개월 동안 확진자 5327명에 더해 34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전염병 증세를 진단했다.
특히 이들 환자 모두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을 거쳤다는 점을 고려해 전염병이라고 판단, 병원 내에서 이들을 격리했다.
이 같은 소식을 웨이보 등에서도 알린 리 박사는 나흘 후 찾아온 공안 관계자의 압력에 ‘거짓 정보를 만들어 사회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혔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진술서에 서명해야 했다.
그가 웨이보에 공개한 진술서를 담은 사진을 보면 당국은 “우리는 엄숙히 경고한다”며 ”무례한 태도를 고집한 채 불법 행위를 지속한다면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알겠는가”라고 쓰여 있다. 이에 리 박사는 ‘알겠다’고 친필로 답을 하고 서명까지 했어야만 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리 박사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었다.
공안 방문 후 1주일 만에 녹내장을 앓던 여성을 진료했는데, 그녀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던 것.
리 박사는 지난달 10일부터 기침을 시작했고 고열 증상이 나타났다.
부모 또한 같은 증상을 보여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리 박사는 몇차례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으나 모두 음성이었고 지난달 30일에서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웨이보에 올린 글을 통해 “우한시 당국은 신종 코로나가 퍼진다는 보도를 계속 덮으라고만 했다”며 ”새 감염병 확산 우려를 알리자 공안이 찾아와 그만하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이후 이 사실을 동료에게도 적극 알렸으나 당국은 ‘한 명의 의사도 감염되지 않았다’고만 해서 의아했다”며 “신종 코로나 위험에도 수수방관하던 중국 정부는 지난달 20일이 되어서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지적했다.
당국의 늑장 대처와 언론 통제를 꼬집은 이 글은 복수의 외신을 통해 보도됐고, 이를 공유한 중국 누리꾼들은 수천개의 댓글을 달아 그를 응원했다.
그간 초동 대응 실패로 뭇매를 맞던 우한 당국 또한 리 박사에게 뒤늦은 사과를 하며 실책을 인정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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