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망자 722명..중증 구하기보다 신규 감염 막기 총력전

유상철 2020. 2. 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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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86명 숨져 역대 1일 최다 사망자 기록
사스 때 세계 사망자 774명 오늘 넘어설 듯
중증 환자 또한 1280명 증가해 6101명 달해
1100만 우한 시민 체온 보고 의무화 실시
초기 감염자 색출로 확산 막는 데 총력 기울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중국 내 사망자가 700명을 돌파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8일 오전 발표에서 7일 하루 86명이 목숨을 잃어 이제까지 모두 722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숨졌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해 목숨을 잃는 중국인이 7일 하루 80명을 넘어서는 등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하루 동안에만 86명이 사망한 건 이제까지 1일 최다인 전날의 73명보다 무려 13명이나 많은 것이다. 사망자 증가 속도가 꺾이지 않고 계속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공포를 자아낸다.
지난달 11일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래 한 달도 안 돼 700명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3일부터 5일 연속 하루에 60명 이상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이런 추세라면 8일 중으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 세계 전체 사망자 774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의 호흡기 질병 권위자인 중난산 공정원 원사는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가 언제 변곡점을 맞을 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또 7일 하루 3399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해 이제까지의 누적 확진 환자는 3만 4546명을 기록했다. 여기서 사망자와 병이 치유돼 퇴원한 사람을 제외하면 현재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사람의 숫자가 나오는데 7일 자정 현재 3만 1774명에 달한다.
문제는 사망으로 이어질 중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 중증 환자가 지난 6일 962명을 기록한 데 이어 7일엔 1280명이 증가했다. 전체 중증 환자는 6101명으로 앞으로 한동안 사망자가 계속 발생할 것을 시사한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작업이 중국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이 같은 상황은 중국 당국이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다 시급한 게 확산 저지라고 보고 보다 많은 노력을 신규 환자 발생을 막는 데 기울이기로 한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게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신종 코로나의 진앙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7일부터 1100만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전민 체온 측정을 의무적인 강제 사항으로 실시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중국 허베이성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 관련한 각종 안내 사항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전민 체온 측정 실시는 우한 내 모든 감염자를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우한이 이날 발표한 규정에 따르면 모든 시민은 매일 체온을 측정해 전화나 문자로 보고해야 한다. 따르지 않을 경우 공안(公安, 경찰)이 법에 따라 강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강제 체온 측정을 통해 발열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조기에 발견, 격리 치료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제대로 시행되면 증상이 약한 환자가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가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걸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의 사투에서 승리해 건강을 회복, 병원을 나서는 이들의 숫자도 점차 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신규 환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새로 발생하는 환자가 줄며 확산 추세가 꺾이면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의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 체온 측정 의무화 초기엔 환자 수가 증가할 수 있으나 일정 시간이 지나 줄어들게 되면 큰 성공이다.
확산 저지를 위한 중국 당국의 또 하나의 노력은 우한과 마찬가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후베이성 내 16개 도시에 대해 일대일 맞춤형 지원을 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세계 각지의 화교들이 지원한 의료 물자가 신종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중국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감찰 전문위원 궈옌훙(郭燕紅)은 7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16개 성(省)이 우한 외 후베이성 내 다른 도시와 일대일 지원 관계를 맺어 7일부터 지원 작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국의 16개 성이 의료 시설이 열악한 후베이성 내 도시들을 하나씩 맡아 전문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다. 각 성에 책임을 맡기는 것으로 그 성과 여부에 해당 성의 성장과 당서기 평가가 달려 효과가 클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초기 증상의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레이선산 병원이 지난달 26일(사진 위) 공사를 시작해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사진 아래는 지난 5일의 모습. [중국 신화망 캡처]

앞으로 중국에선 한동안 사망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확진 환자에서 중증 환자로 이동하는 사람의 숫자, 그리고 중증 환자에서 사망자가 되는 사람의 숫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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