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공중급유기, 전세기 대신 교민 이송에 투입될 수 있을까

박대로 2020. 2. 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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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330 시그너스, 우리 공군의 첫 공중급유기
300명 이상 탑승 가능..내부 구조 변경도 용이
의무수송기로 바꾸면 환자용 침대 130개 설치
군 "KC-330 투입 여부는 정부 간 협의에 달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30일 공군 김해기지에서 열린 KC-330 공중급유기 전력화 행사에서 KC-300 시그너스(Cygnus)라고 적힌 현수막이 펼쳐지고 있다. 2019.0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 교민 700여명이 지난달 말 민간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가운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 공군의 공중급유기까지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되기 시작한 공중급유기는 전투기 등에 연료를 공급하는 게 주 임무지만 재외국민 보호 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중급유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같은 위기 국면에서 재외국민을 구조하는 역할을 수행할지 주목된다. 특히 민항기가 뜨지 못하는 급박한 상황에서는 공중급유기가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우한 지역에 남아 있는 교민 수송을 위해 3차 항공편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에는 1,2차 임시 항공편 탑승에서 제외됐던 중국 국적의 배우자와 자녀도 함께 귀국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 측은 7일 "향후 상황 변화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비공식적으로 임시 항공편 이용 관련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며 "향후 임시 항공편을 추가 운용 시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중국인 가족에 대한 귀국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방위산업체 '에어버스'가 제작한 KC-330 시그너스는 우리 공군의 첫 공중급유기다. 2018년 11월 1호기가 도입됐다. 이어 지난해 4월 2호기, 8월 3호기, 12월 4호기를 순차적으로 들어왔다. 이 과정에 약 1조5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기종을 도입함으로써 F-15K와 KF-16의 작전 범위가 평양과 원산 이북 지역까지 넓혀졌다. 또 독도와 이어도를 포함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전역에서 우리 전투기들의 작전 수행이 가능해졌다.

KC-330의 길이는 58.8m, 폭은 60.3m, 높이는 17.4m다. 최대 속도는 마하 0.86, 최대 순항고도는 약 1만2600m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은 27일 부산 강서구 김해기지에서 KC-330 공중급유기 '시그너스'(Cygnus) 2호기가 도입 환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KC-330 공중급유기는 폭 60.3m, 길이 58.8m, 최대속도 마하 0.86, 최대 순항고도 약 1만2600m이며, 최대항속거리는 약 1만5320km, 최대 연료 탑재량은 약 24만5000lbs이다.이번 2호기는 약 1개월간 품질 검사와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한 검사를 받은 뒤 실천 배치될 예정이다. 2019.03.27. (사진=공군 5비 제공) yulnetphoto@newsis.com

최대 항속 거리는 약 1만5320㎞다. 최대 연료 탑재량은 약 108t이다. 항공기용 적외선전자방해장비가 장착돼 미사일 회피 능력을 갖췄다. 공군이 보유한 F-15K나 KF-16 수십대에 급유할 수 있어 '하늘 위의 주유소'로 불린다.

특히 수송 능력이 주목된다.

대형 공중급유기들은 적재공간을 활용해 수송 임무에도 종종 투입된다. 대형 공중급유기는 대부분 여객기나 수송기를 개조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므로 기체 아래에 빈 공간이 있다. 여객기들이 승객 화물을 넣던 객실 아래 공간, 수송기의 화물칸이었던 공간 등이 비어있다. 이 때문에 공중급유기는 전시에도 수송임무에 자주 투입된다.

우리 공군의 KC-330은 병력 300여명과 화물 45t을 수용할 수 있어 화물기, 의무수송기, 여객기, 귀빈 수송기로 활용 가능하다. 용도에 따라 내부 구조가 변경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수송기로 개조할 경우 환자이동침대 130개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수송 능력 때문에 KC-330은 도입 당시부터 국제평화유지활동과 해외재난 지원, 재외국민 구조활동에 기여할 것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우리 군은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면 KC-330을 투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군용기는 최후의 자산이다. 정부가 판단하면 투입할 수도 있다"며 "(실제 투입 여부는) 정부 간 협의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가 군용기인 KC-330의 영공 진입을 허락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군용기보다 민항기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처럼 국적 항공사가 전세기를 띄울 수 있는 상황에서는 공중급유기가 국제적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재외국민 이송 작전을 벌일 필요성이 크진 않다.

통상적으로 군용기가 투입되는 상황은 국제적 자연 재해나 재난으로 공항 기능이 마비됐거나 활주로 등이 파손돼 민간 항공기 이착륙이 어렵고 사고 위험이 높은 경우다. 급박한 상황이라 해도 실제로 군용기를 해외에 전개하려면 여러 외교적·행정적 선행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인도적 목적의 구호 임무를 수행하는 군용기라도 타국에 전개하려면 영공 통과, 착륙 공항 선정, 조종사와 승무원의 출입국 심사, 현지 공항에서의 급유와 지상지원, 공항이용료 납부 등이 사전에 협의돼야 한다. 해외 전개 중 군용기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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