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전쟁] 500원 마스크가 3980원..유통업자만 웃는다

곽재민 2020. 2. 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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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기 용인시 한 업체 창고에서 정부합동단속단이 마스크 사재기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출고가 대비 최대 8배에 판매…널뛰는 마스크 가격

정부가 보건용 마스크 매점매석에 대한 전쟁에 나섰지만, 가격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를 기회로 마스크를 대량 구매해 폭리를 취하려는 중간 유통업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선 공장 출고가보다 적게는 3~4배, 많게는 8배 넘는 가격에 마스크가 팔리고 있다. 중간 유통업자들이 기존 유통망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물량이나 가격을 자유롭게 조정해 비싼 가격에 마스크를 파는 것이다.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량의 보건용 마스크 반출을 위해 관광객들이 세관에 신고하고 있다. 정부는 보건용 마스크 300개 초과~1000개 이하는 출국장 세관신고대에 비치된 간이수출신고서 양식 작성 후 세관에 제출해야 하고, 1000개 초과 또는 2000개 초과일 경우 관게사에 의뢰하여 전산으로 세관 신고하도록 했다. [뉴스1]


마스크 출고가 개당 500~750원…"중간 유통업자가 원인"

실제로 G마켓에서 A 업체는 KF94 마스크를 1개당 3800원에, B 업체는 개당 3000원에 판매한다. 11번가에서 C 업체는 KF94 마스크를 5개를 1만9900원에 판매한다. 1개당 가격은 3980원꼴이다. 쿠팡에선 같은 제품이 개당 2990원에 팔리고 있다.

제조업체도 마스크 가격이 잡히지 않는 원인으로 중간 유통업자를 지목한다. 한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마스크 출고가는 개당 500~750원”이라면서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출고가에는 변동이 없다. 1단계 유통업자가 마스크를 사재기하고 가격을 올려 중간 유통업자에게 넘기고 이를 또 다른 중간 유통업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가격이 폭등하는 것”이라고 했다.

7일 오후 서울 한 대형마트 개인위생 코너에 마스크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e커머스 업계, 마스크 폭리 등 모니터링 강화

상황이 이렇다 보니 e커머스 업계는 판매자의 마스크 가격 폭리와 사재기, 배송 지연, 품절처리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쿠팡은 로켓 배송 마스크 가격을 동결했고, 로켓배송 이외의 판매상품에 대해선 비정상적으로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는 판매자에게 평소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위메프는 품절 처리한 주문에 대해 환불 및 품절 보상액을 지급하고 판매자가 고의로 구매 취소를 유도하거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했다. 티몬도 마스크로 폭리를 취하는 판매자에게 특가 판매 등의 지원 마케팅에서 배제하는 페널티를 주고 있다.

6일 대구시 북구 한 대형마트 마스크 진열장이 텅 비어 있다. 마스크 재고가 부족해 꼭 필요한 양만큼 구매를 부탁하는 안내문만 붙어있다.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7번째 확진자가 지난 설 연휴 때 대구시 북구를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


홈쇼핑서 마스크 방송 긴급 편성…서버 마비

홈쇼핑업계는 마스크 방송 긴급 편성에 나섰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소비자가 몰리면서 주문이 폭주해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NS홈쇼핑은 지난 8일 오후 3시부터 특별편성으로 KF94 엔웰스 황사 방역 마스크 4000세트(1세트 100매)를 판매했다. 당초 전날까지 3000세트를 마련했지만, 주문 급증에 대비해 1000세트를 추가로 준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문이 몰려 홈페이지와 앱이 다운됐다. 해당 방송은 동시 접속자 수 2만명을 기록했고 방송 알림 신청은 12만건에 달했다. 이어 9일에도 마스크 1500세트를 준비했는데 이 물량도 전화 주문하려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주문을 못 했다는 불만이 폭주했다.

앞서 지난 6일 홈쇼핑 사업자는 긴급 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판매 방송을 긴급 편성하기로 했다. 8일과 9일 NS홈쇼핑에 이어 13일 2시엔 현대홈쇼핑이, 12일이나 13일엔 KTH에서 마스크 판매 방송을 편성해 판매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경기도 포천시의 마스크제조용 필터 업체 이앤에치에서 공장 관계자가 헤파 필터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 가격 상한제" 주장도…홍 부총리 "해소될 것"

정부의 매점매석 고시에도 마스크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서 마스크 가격 상한제와 같은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원리에 맡기다 보니 일부 악덕 판매자가 이를 악용해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데 이것을 원천봉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매점매석 고시 후에도 마스크 가격이 진정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오를 수 있는데 다만 과도하게 오른 데 대해 정부가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정부가 긴급수급 조치도 하는 등 이중, 삼중으로 조치를 하고 있어 마스크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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