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 깨닫고 카드 정지했는데.."돈이 막 빠져나가"

강나림 2020. 2. 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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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보이스피싱 같은 '피싱 사기'가 워낙 많죠.

그러다보니까 사기범의 얘기를 듣다가 '아, 이거 피싱사기구나' 하고 도중에 알아차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빨리 알아채서 카드를 정지시켜 놨는데도, 그대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뭘 주의해야 하는 건지, 강나림 기자의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이 모 할머니는 얼마 전 딸 이름으로 돈이 급하다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당장 써야하니 신용카드와 신분증을 사진 찍어 보내달라는 내용.

[이00/피싱 사기 피해자] "엄마 나 부탁이 있어… 무슨 부탁? 엄마 나 백만 원만… 어우 얘가 급한가 보다. 알았어, 알았어. 얼른 찍어줄게. 다 찍어 보낸 거지."

혹시나 해서 딸과 통화해본 뒤 피싱이라는 걸 알아차렸고, 즉시 신용카드 세 개를 모두 정지시켰습니다.

[유00/피싱 사기 피해자 가족] "카드가 완전 노출되고 신분증도 노출됐으니까 못 사용하게 해달라. 혹시 이용내역 있냐? 없다라는 거예요. 오케이, 안심했죠 이제 저희들은."

곧바로 경찰서에 가 신고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문자가 줄줄이 도착했습니다.

[이00/피싱 사기 피해자] "경찰서 가서 있는데 돈이 막 빠져나가는 거예요. 허… 막 빠져 나가는 거예요. 별안간에 한꺼번에… 쓰러지는 줄 알았어요."

정지해놓은 세 개의 카드 중에 농협카드가 풀려버린 겁니다.

정지가 풀린지 1분 만에 범인들은 상품권 1백만 원 어치를 결제하고, 카드 대출도 9백만 원 가까이 받았습니다.

[유00/피싱 사기 피해자 가족] "띠링띠링띠리링 연속으로 계속 오면서 문자들이 농협카드 정지 해제, 카드 대출 280만 원, NH카드 승인 열 건 스무 건…"

카드사에 따졌더니 홈페이지를 통해 카드 정지가 풀렸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분실이 아니라 피싱이라고 말했으니 막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지만 그건 또 안된다는 말만 들었다고 합니다.

[유00/피싱 사기 피해자 가족] "카드 아예 없애버려달라, 그럴 수 없대. 자기네들은 그런 시스템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비밀번호 3회 오류를 누르라는 거예요. 세 번 오류나게 버튼 눌러가지고 그나마 최종 정지가 돼버린 거죠."

농협카드는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등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카드 정지가 해제됐기 때문에 피해 구제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농협은행에선 범인들이 받아간 대출금을 갚으라며 이자를 깎아주는 할인 행사를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유00/피싱 사기 피해자 가족] "창구 직원이 뭐라고 하셨는 줄 아세요? '이거부터 먼저 갚으시죠, 이자 나갈텐데…'"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신용카드는 재발급을 신청해야 하고, 금감원에 정보 노출 사실을 등록하면 유출된 이름으로 계좌가 만들어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금융 거래는 간편해지고 있지만 금융기관의 소홀한 안전장치때문에 한번 구멍이 뚫리면 감당해야할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 정용식 / 영상편집 : 장동준)

강나림 기자 (alli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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