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내 동생 봉준호, 느리고 조용하고 사려깊었던 막내

KBS 2020. 2. 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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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내 준호의 오스카 4관왕 충격적! 상 하나쯤 받으면 영광이다 싶었지 전혀 예상 못해
- 나흘만에 온 카톡 답장은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파...가족 셋이서 조용히 식사중”
- 디자인 1세대 부친의 서재는 보물창고. 새로운 책과 좋은 디자인의 제품들 많았어
- 봉준호 감독의 어린시절? 속썩이는 일 없이 차분하고 조용하고 느리고 사려깊었어
- 형편 어려운 친구들 집에 데려와 같이 밥 먹기 즐겨해 어머니께 칭찬받던 아이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기생충’ 오스카 4관왕 특집인터뷰>
■ 방송시간 : 2월 11일(화) 8:10~8:20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봉지희 교수 (봉준호 감독 친누나)


▷ 김경래 : 이런 감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가장 잘 아시는 분을 연결해보겠습니다. 누나입니다, 봉준호 감독 누나. 봉지희 연성대학교 패션디자인비즈니스과 교수님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봉지희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축하드립니다.

▶ 봉지희 : 네, 감사합니다.

▷ 김경래 : 누나하고 나이 차이가 좀 있으시더라고요. 그렇죠?

▶ 봉지희 : 네, 한 7살? 8살 그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면 굉장히 막냇동생이잖아요. 굉장히 좋으셨겠어요? 업어키운 것 아닙니까, 봉준호 감독?

▶ 봉지희 : 그렇지는 않고요. 엄마가 출산해서 아기를 안고 들어오던 생각도 생생하게 나요, 초등학교 1학년 때라서 제가.

▷ 김경래 : 가족분들끼리 이야기 많이 나누셨죠, 어제?

▶ 봉지희 : 그런데 얘기를 나눌 시간이 많이 없더라고요. 계속 각자의 지인 축하 전화를 받느라고요.

▷ 김경래 : 다들 스케줄이 바쁘셨군요.

▶ 봉지희 : 너무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 김경래 : 놀라셨어요?

▶ 봉지희 : 네, 충격적이었죠.

▷ 김경래 : 동생이 이렇게 잘되실 거라고 생각 못하셨습니까?

▶ 봉지희 : 전혀.

▷ 김경래 : 그래요?

▶ 봉지희 : 그냥 영화를 하니까 그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늘 바람이고 가족들 모두 그냥 건강해야 된다, 늘 그런 거지 상을 받으라고 기도해본 적이 없어요. 항상 건강하기를 기도했기 때문에. 어제도 하나 정도 받으면 굉장히 큰 영광이겠다.

▷ 김경래 : 어제 봉준호 감독님이랑 통화하셨습니까?

▶ 봉지희 : 카톡을.

▷ 김경래 : 카톡으로?

▶ 봉지희 : 아니, 한 4일 전에 했고 4~5일 전에. 오늘 아침에 카톡이 왔네요. 한 20분 전에?

▷ 김경래 : 4일 만이 카톡이 왔군요. 뭐라고 왔어요?

▶ 봉지희 : 빨리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노력을 하겠다고 하면서 가족들하고 첫 조용한 식사를 셋이서 하고 있다고 사진하고 같이 왔습니다, 방금.

▷ 김경래 : 궁금한 게 봉준호 감독님 가족이 그러니까 누님을 포함해서 예술가 가족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실제로 그런가요?

▶ 봉지희 : 평범하죠.

▷ 김경래 : 아버님도 미술 하시고.

▶ 봉지희 : 예술하시는 가족 많죠, 실제로. 그런데 특별한 건 없고요. 돌이켜 보면 디자인 쪽을 하셨기 때문에 아버님이, 디자인 1세대이다 보니까 저희가 아주 어린 시절에 굿 디자인이랄까? 해외에서 그런 물품, 상품, 책 그런 자료가 늘 집에 많았던 것 같아요. 그게 아마 60년대 말, 70년대 초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했던 우리나라 때에 해외에서 저희들 주려고 선물 사오신 적은 없고 본인 굿 디자인 상품들을 늘 갖고 오셔서 학교에 학생들 지도하면서 그것을 쓰셨는데 신기한 게 많았죠. 그래서 아버지의 서재가 우리는 들어가면 항상 고즈넉하고 새로운 책과 뭔가 새로운 게 늘 있어서 보물창고처럼 학교 갔다 오면 거기를 들어가요, 다.

▷ 김경래 : 뭐 성장 과정에 영향을 안 끼칠 수가 없었겠네요, 그렇죠?

▶ 봉지희 : 환경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 김경래 : 어릴 때 봉준호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어요? 본인 스스로는 자기가 이상한 사람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누나가 보기에는 어떤 동생이었습니까?

▶ 봉지희 : 그냥 조용하고 뭐 시끌벅적해서 속을 썩이고 이런 일은 없었고 항상 차분하고 조용하고 느리고.

▷ 김경래 : 그래요? 의외네.

▶ 봉지희 : 그런데 선량하게 친구들 관계에 있어서 어려운 친구를 많이 배려한다거나 데리고 온다거나 항상 보면 가장 반에서 조금 불우한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집에서 엄마가 밥을 먹게 해주는 그런 식으로 해서 엄마가 그 점이 참 다른 형제하고 다르다, 그런 적이 굉장히 많았고 사려 깊어요. 굉장히 사려 깊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그런 배려 같은 마음이 어릴 때부터 그런 게 많았던 것 같아요.

▷ 김경래 : 영화감독이 될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어릴 때?

▶ 봉지희 : 전혀, 전려 몰랐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 본인이 영화 동아리를 만들어서 또 영화 아카데미 들어가고 그때 알았지, 그전까지는 한 번도 본인이 영화감독 되겠다는 말을 우리 가족들한테 한 적이 없어요. 입 밖에 내지를 않았어요.

▷ 김경래 : 그런데 또 TV 좋아하고 드라마 같은 것 좋아하고 영화 좋아하고 그런 건 있었잖아요.

▶ 봉지희 : 그건 온 가족이 다 좋아해서.

▷ 김경래 : 아, 온 가족이 다.

▶ 봉지희 : 영화, 책, 만화, TV 이런 거 다 그거는 다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남의 집도.

▷ 김경래 : 아, 남의 집도 다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가족들 분위기가 좀 있었군요. 영화 ‘기생충’은 당연히 보셨을 거고.

▶ 봉지희 : 4번 봤죠.

▷ 김경래 : 4번이나 봤어요?

▶ 봉지희 : 되게 조금 본 거예요. 다른 영화는 한 8번, 7번.

▷ 김경래 : 아이고.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어떤 거예요, ‘기생충’ 빼고?

▶ 봉지희 : 저는 ‘마더’.

▷ 김경래 : 다들 ‘마더’를 좋아하시는구나.

▶ 봉지희 :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제가 더 붙잡고 있고 싶지만 또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여기까지 줄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봉지희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봉지희 연성대학교 패션디자인비즈니스과 교수님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님 누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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