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채소만 먹어요" 어린이집에서도 비건 갈등,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승곤 2020. 2. 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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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이가 등원하는 어린이집 식단을 고기가 없는 채식 위주로 마련해달라는 부모의 주장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다.

채식주의자(vegan·비건)들을 위한 식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성장기에 있는 아이에 대한 '비건'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글쓴이는 자신을 어린이집 교사로 소개하며 "요즘 아이들을 비건 식단으로 키우시는 학부모님들이 종종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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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비건 식단' 요청 논란
앞서 일부 시민단체들 '군대서도 비건 식단' 국방부 촉구
어린이집.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자신의 아이가 등원하는 어린이집 식단을 고기가 없는 채식 위주로 마련해달라는 부모의 주장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다.

채식주의자(vegan·비건)들을 위한 식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성장기에 있는 아이에 대한 '비건'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단체생활을 하는 공간인 어린이집에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11일 오후 9시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 비건 부모님들 때문에 미치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어린이집 교사로 소개하며 "요즘 아이들을 비건 식단으로 키우시는 학부모님들이 종종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교사 A 씨는 "문제는 학부모님들이 어린이집 식단도 비건으로 요구한다"면서 "한정된 인원 한정된 예산 때문에 당연히 비건 급식은 어려워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비건 육아 하시는 분들은 도시락을 써보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에요. 다 같은 급식과 간식을 먹는데, 비건 아이들만 싸온 도시락 같은 거 먹으니까 이 아이들은 다른 떡 같은 간식 먹고 싶어한다"면서 "다른 아이들이 먹는 거 먹고 싶다고 운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른 애들도 쟤는 왜 저거 먹어요? 선생님 저도 저거 먹고 싶어요. 난리에요"라면서 "비건 아이들이 있는 반은 식사시간이 지옥 그 자체입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어쩌다 일반식 한입이라도 먹어서 부모님들 귀에 들어가는 날은 난리가 난다"고 토로했다.

어린이집.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신념도 좋고 다 좋지만, 적어도 남들한테 피해는 안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면서 "본인 아이들은 그렇게 예민해야 하고 동물성식품은 조금도 입에 넣으면 안된다면 본인들이 집에서 육아하셔야죠.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또 "운동회 때 밀가루 사이에서 사탕 찾아 먹기도 사탕에 동물성 식품이 있다고 빼달라 하시고, 다른 사람들도 좀 생각해주세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소식을 접한 부모들은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린이집에 딸을 보내고 있다고 밝힌 직장인 A(38) 씨는 "개인의 선택은 자유지만,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사회화를 시작하는 첫 공간이다"라면서 "특히 발달기에 있는 아이들이 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B 씨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 같다"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되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건들을 위한 식단을 마련해달라는 촉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12일 시민단체들이 군대 내 단체 급식에서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날 녹색당,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동물권행동 카라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군 입대를 앞둔 진정인 4명과 함께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대 내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국방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채식주의는 단순한 기호가 아닌 동물 착취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이자 양심"이라며 "채식선택권 보장은 채식인들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양심의 자유 등과 결부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들의 진정을 인권위가 받아들여 군에 권고해도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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