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바구니 소독·방역 강요"..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 '반발'

박준철 기자 2020. 2. 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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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출국장 한쪽에서 한 보안검색요원이 마스크만 쓴 채 검색대 바구니를 소독하고 있다.|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 노동조합 제공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들이 해외로 나가는 출국객들을 검색하기 위해 이용하는 검색대 바구니의 소독과 방역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 노동조합은 인천공항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으로 지난 7일부터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출국장과 환승장의 보안 검색대 바구니의 소독과 방역을 보안검색요원들에게 지시, 시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가로 60㎝ 세로 40㎝, 깊이 20㎝ 정도의 검색대 바구니는 테러 등 위해물품 적발을 위해 출국객들의 외투와 휴대물품, 신발 등을 담는다. 바구니에 든 물품들은 X-레이 검색을 통과해야 하고, 출국객들이 문형탐지기를 이상없이 통과해야 항공기를 탈 수 있다. 인천공항에는 검색대 바구니가 2000개가 넘는다.

인천공항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보안검색업체에 지시, 보안검색요원들은 근무시간에 이 바구니에 대해 소독·방역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안검색요원들은 소독약에서는 ‘락스’ 처럼 독한 냄새가 나고, 방역장비 등 보호장비도 없이 마스크만 쓴 채 소독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보안검색요원은 “환기도 제대로 안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고, 옷과 얼굴에도 묻는다”고 말했다.

특히 전염병예방법에는 전문소독업체가 소독과 방역을 하도록 하고 있고, 항공보안법에도 보안검색요원은 보안검색 업무를 수행중일 때는 다른 업무를 수행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안검색 노조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검색대 바구니를 전문성도 없고, 방역장비도 없는 보안검색업체에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인천공항공사의 ‘갑질’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염 위험성이 높은 곳에서 근무하는 1900여명의 보안검색요원들과 인천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바구니 소독을 물론 보안검색 근무지역과 장비 등을 전문방역업체에 의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보안검색을 위해 사용하는 바구니는 보안검색요원들과 승객들의 위생을 위해 소독하는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보안검색업체에 소독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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