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섬'된 크루즈..日, 왜 탑승자 전수조사 못하나

김예진 2020. 2. 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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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국 연구소 '풀가동' 해도 하루 1500건 검사 한계
정부 내 견해도 엇갈리며 시기 놓친 듯
[요코하마=AP/뉴시스]일본 요코하마항에 12일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해 있다. 항구에는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들의 모습도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해당 크루즈에서 3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로써 크루즈 내 확진자는 174명으로 늘었다. 2020.02.12.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대형 유람선(크루즈) 12일 기준 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만 174명이 나오면서 감염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본 당국의 대응에 대한 의문점이 부상하고 있다.

◇탑승객 총 3711명, 전수조사 하면 안됐나?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당국의 검사 체재가 크루즈 내 확진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국립 감염증 연구소와 전국 83개 지방위생연구소가 '풀 가동' 할 경우 하루 최대 1500명 정도의 검사가 가능하다. 당초 크루즈에 탑승했던 3711명의 검사만 약 3일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전국 연구소의 풀 가동도 실제로는 어렵다.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방과 민간 조사기관에도 협력을 의뢰해 검사 능력을 오는 18일까지 하루 300건에서 1000건으로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후생노동성 간부는 "지방 위생 연구서에서도 (코로나19 검사가) 익숙하지 않은 곳도 있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정도(精度·정확도)를 해지치 않도록 수용 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크루즈 외 일본 내에서 감염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검사 능력 모두는 크루즈에 할당할 수 없었다는 견해도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다른 장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없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요코하마=AP/뉴시스]일본 요코하마항에 12일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해 있다. 항구에는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들의 모습도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해당 크루즈에서 3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로써 크루즈 내 확진자는 174명으로 늘었다. 2020.02.12.

◇정부 내 견해도 엇갈려…그 새 골든타임 놓쳤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난 10일 가토 후생노동상은 "국민 불안과 우려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전수조사)를 해 나가겠다"며 크루즈 탑승자 전원에 대한 검사 방침을 시사했다.

그러나 같은 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현 상황에서는 어려운 점이 있다. 발열 등 증상이 나온 사람, 고령자 중심으로 선행해 검사를 하겠다"며 전수조사는 어렵다는 인식을 보였다.

산케이는 "(크루즈)전원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여부를 둘러싸고 정부 내 견해가 흔들렸다"고 분석했다.

결국 정부 내에서 의견이 갈리며 갈팡 질팡 하다가 전수조사가 물 건너가게 된 것이다.

◇ 왜 탑승객들 하선시키지 않았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에 대해)국가별로 일본과 '기타(others)'로 (뷴류)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행한 건에 대해서는 국내, 크루즈에서 발생한 건은 기타로 분류하게 됐다."

12일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게재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의 지난 10일 기자회견 개요에 따르면 그는 거듭 크루즈 확진자는 일본 내 감염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이토록 크루즈 확진자를 자국 내 감염자로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7일 가토 후생노동상은 기자회견에서 ‘기타’ 분류 방침과 관련 기자들로부터 "세계에서 '일본이 위험하다'고 들을까 우려한 조치냐"고 추궁을 받자 "전혀 다르다.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다"고 변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진원지인 중국은 물론 일본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이 위험하다'는 리스크는 경제적 타격을 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에게 코로나19 사태가 일본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혼다자동차 등은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관광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일본 내 관광지에 중국 관광객은 물론 자국 관광객조차 발걸음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이 많은 규슈 온천에서는 일본인 고객의 요청과 취소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공포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은 물론 자국 내 소비까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크루즈 3700여명을 일본 내로 받아들여 일본 확진자로 포함시킨다면 더욱 공포는 커지게 되고, 경제적 타격은 더욱 확대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크루즈 탑승객들을 하선시키지 않고 선내 격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는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 11일 고령자를 중심으로 일부 탑승객들을 하선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으나, 탑승객 전원을 하선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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