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SK가스, 7년 LPG투자 결실 맺었다

원호섭 입력 2020.02.13. 17:45 수정 2020.02.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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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용 LPG 확대 예측
2013년부터 과감한 투자
지난해 역대 최대 이익 견인
LPG차량 판매증가도 호재
석유화학 업계에서 액화석유가스(LPG)를 활용한 화학 원료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SK가스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LPG 사용량 증가를 예측하고 7년 전 해당 산업에 투자한 결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용 LPG 사용량 확대와 함께 SK가스는 지난해 역대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3일 SK가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4조93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189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84.2%나 급상승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74억5000만원으로 전년도 554억3800만원 대비 16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업황이 전반적으로 불황인 상황에서 SK가스가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석유화학용 LPG 수요 증가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 사용된 LPG 사용량은 458만2000t으로 국내 총 LPG 사용량의 44%를 차지했다. 2015년 176만5000t과 비교하면 160%가량 늘어난 것으로, LPG가 국내에 도입되고 난 후 석유화학 부문 비중이 40%를 넘은 것 또한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LPG 업계 관계자는 "가정상업용, 도시가스용, 수송용에 사용되는 LPG 사용량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었다"며 "그럼에도 국내 LPG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많은 소비가 이뤄진 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LPG로 분류되는 프로판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된다. 프로판에서 수소 2개를 제거하면 '프로필렌'이라고 불리는 석유화학 기초원료가 만들어진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주로 원유로부터 '나프타'를 만든 뒤에 이를 프로필렌으로 바꿔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하지만 LPG 가격이 떨어지며 프로판을 이용해 프로필렌을 만드는 게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시작하면서 석유화학 기업들도 조금씩 기초원료 생산 시 LPG 사용량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t당 LPG 가격이 나프타의 90% 아래로 떨어질 경우 LPG로 프로필렌을 만드는 게 더 많은 이윤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 2018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t당 LPG 가격은 나프타의 90%를 하회했을 뿐 아니라 2019년 3분기에는 77%까지 떨어졌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공식 가격보다 현장에서는 더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만큼 지난 2년 내내 LPG로 프로필렌을 만드는 게 나프타보다 더 많은 마진을 냈다"며 "셰일가스 공급으로 향후 LPG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가스는 2013년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LPG 유통과 트레이딩 외에 프로판에서 수소를 제거해 석유화학 산업 원료로 공급하는 '프로판탈수소화(PDH)' 산업 진출을 발표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물적분할을 통해 가스화학 사업 전문회사인 'SK어드밴스드'를 설립하고 2016년 4월부터 프로판을 이용해 연산 60만t의 석유화학용 프로필렌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SK가스의 예상은 적중했다. 2018년 4분기 이후 석유화학 업황 불황으로 프로필렌 가격은 다소 떨어졌지만 LPG 가격 하락세가 이를 받쳐주면서 t당 스프레드는 2018년 4분기 497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546달러로 오히려 확대됐다. SK어드밴스드는 2016년 666억900만원, 2017년 739억6300만원, 2018년 990억95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빠르게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SK어드밴스드의 실적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미세먼지 완화를 위해 일반인이 LPG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된 점도 SK가스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LPG 차량 등록 대수는 202만2935대로 2010년 11월 이후 9년2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규제 완화로 수송용 LPG 사용량도 늘어날 게 확실시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SK가스 실적 또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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