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에 라이벌 퀄컴의 5G칩

김영민 2020. 2. 1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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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개발한 엑시노스보다
퀄컴 스냅드래곤이 성능 우월
삼성도 내부적으로 격차 인정
신작에 퀄컴 AP·5G모뎀칩 사용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kt스퀘어 광화문점에서 삼성전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언팩(공개) 행사로 선보인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가 소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의 내수 판매분 전량에 미국 퀄컴의 5G 모뎀칩이 들어간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전작인 갤럭시S10과 달리 스마트폰의 연산을 도맡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삼성전자가 개발한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하면서 AP와 파트너 격인 5G 모뎀도 퀄컴 제품(스냅드래곤 X55)으로 단일화했다. 같은 삼성전자라도 스마트폰 사업은 무선사업부가 맡지만,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개발은 시스템LSI 사업부가 담당하기 때문에 나온 결정으로 분석된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두께 측면, 제품 발열 관리 등에서 AP와 5G 모뎀은 같은 회사 제품을 쓰는 게 효율적”이라며 “이론적으로는 퀄컴 AP에 삼성 5G 모뎀을 한 메인보드에 다는 일이 가능하겠지만, 실제 제품을 양산할 때에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와 X55 모뎀은 대만 TSMC가 7나노미터(㎚) 공정에서 위탁생산을 하고 있다.

삼성 5G 모뎀칩 엑시노스5123(아래)과 퀄컴의 스냅드래곤X55. [사진 퀄컴코리아]

내수에선 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비롯해 자급제 모델까지 5G 단말기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모두 퀄컴 칩이 들어간다. 미주·일본·중국 등지에 판매하는 모델 역시 마찬가지다. 갤럭시S20의 유럽 판매분 정도에만 삼성이 자체 제작한 최신 AP ‘엑시노스 990’과 최신 5G 모뎀칩 ‘엑시노스 5123’이 들어간다.

삼성 5G 모뎀칩 엑시노스5123. [사진 삼성전자]

퀄컴도 최근 공식 성명을 내고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 AP는 갤럭시S20과 S20 플러스, S20 울트라에서 구동된다. 스냅드래곤 865는 업계 최고의 5G 모뎀칩 ‘X55’를 갖춘 세계 최고의 모바일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X55 모뎀은 퀄컴이 지난해 처음 내놨던 5G칩 ‘X50’의 2세대 모델로 통신 속도, 전파 송수신 성능 등이 개량됐다.

5G 반도체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기자 02@joongang.co.kr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해 상반기 갤럭시S20 개발에 본격적으로 들어갔을 무렵, 게임·그래픽 구동, 멀티 태스킹 측면에서 퀄컴 스냅드래곤과 삼성 엑시노스가 상당히 격차가 있다는 결론을 내부적으로 내렸다고 한다. 5G 모뎀 역시 퀄컴이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결론이 나왔다. 퀄컴은 본래 2000년 무렵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시절부터 모뎀칩 개발에서 세계 최고수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S10과 마찬가지로 5G 스마트폰으로 같은 시기 출시됐던 LG V50는 퀄컴 AP와 퀄컴 모뎀칩을 썼다.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기자 02@joongang.co.kr

비메모리 개발 부서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분위기는 상당히 침체돼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밝힌 삼성전자의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비전을 달성하려면 5G 모뎀칩, AP 등에서 일정 수준 점유율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자사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0에서 퀄컴에 밀렸기 때문이다. 갤럭시Z 플립의 AP와 LTE(롱텀에볼루션) 모뎀칩 역시 퀄컴 제품이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에 부과한 과징금 1조311억원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내려졌지만, 퀄컴의 위상은 더욱 견고해지는 양상이다. 올해는 애플마저 첫 5G 아이폰에 퀄컴의 모뎀칩을 넣는다. 2016년 아이폰7 때부터 애플에 모뎀칩을 납품했던 인텔이 5G 모뎀칩 양산 계획을 접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4월 퀄컴과 특허 침해 소송전을 마무리하고, 향후 6년간(4+2년) 특허 공유(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화웨이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퀄컴의 5G 모뎀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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