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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 안 바꾼 민주당, 바꾼 한국당..누가 더 유리할까

정현수, 김민우, 이원광, 이해진, 강주헌, 이지윤 기자 입력 2020.02.14.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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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2015년 12월29일 출범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은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당해 탄생했다. 새정치연합은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끌었던 정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출범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분열했다. 계파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안철수·김한길 전 대표 등이 탈당하자 '새정치'라는 이름을 떼고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꿨다.

민주당 계열이 선거를 앞두고 당명을 바꾼 건 익숙한 장면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계열은 선거를 앞두고 매번 간판을 바꿨다. 대부분 '민주'라는 당명이 들어갔지만 다양한 이름으로 선거를 치렀다.

그런 면에서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역사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선거에 나선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15년 당시 손혜원 새정치민주연합 홍보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새 당명 '더불어민주당'을 소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의를 잇달아 열어 국민 공모로 선정된 새 당명 후보작 중 '더불어민주당'을 새 당명으로 결정했다

◇민주당의 뿌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창당 기념일은 9월18일이다. 자신들의 뿌리를 1955년 9월18일 창당한 옛 민주당으로 보기 때문이다. 제헌국회 부의장을 지낸 신익희 선생은 반(反) 이승만 세력을 모아 민주당을 창당했다.

민주당은 이후 민중당, 신민당 등으로 바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1년 신민당의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나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74년 신민당의 총재가 됐다. 신민당은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체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실질적인 출발점은 1987년이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 시대가 열린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는 평화민주당을 만들었다.

인물과 정체성 등을 보면 평화민주당 계열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이해찬 대표도 1988년 13대 총선에서 평화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평화민주당이라는 당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민주당(14대), 새정치국민회의(15대), 새천년민주당(16대), 열린우리당(17대), 통합민주당(18대), 민주통합당(19대), 더불어민주당(20대) 등 총선 때마다 당명은 달랐다.

선거 전략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만큼 내홍이 있었고 계파 갈등이 있었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부적으로 당명 교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된 것에 고무된 이유다.

이해찬 대표는 최근 한 방송에서 "제가 8번째 국회의원 선거인데 이렇게 조용한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시스템 공천 등의 영향이라고도 했다. 아직 공천 면접이 진행 중이고, 경선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잡음이 없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7호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과 18호 북방 경제전문가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2.06. photothink@newsis.com

◇민주당에도 악재가 있었다

선거 결과와 무관한게 내부적인 상황만 보면 민주당의 이번 선거는 순조롭다. 하지만 악재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위 20%의 의원 평가를 두고선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평가 결과를 개별 통지하고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갈등을 피했다.

논란이 됐던 인물들은 과감하게 교통정리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씨는 부친의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세습 논란이 있었다. 당 차원의 압박이 있었고, 결국 스스로 출마를 포기했다. 투기 의혹이 있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역시 출마의 뜻을 접었다.

이른바 '미투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던 정봉주 전 의원의 상황은 좀 달랐다. 정 전 의원은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복당하고 서울 강서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당 차원에서 불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다"며 정 전 의원을 부적격 판정했다. 정 전 의원은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영원한 민주당 당원"이라며 당의 결정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이해찬 리더십'에 주목한다. 불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의 선거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시스템 공천 등으로 잡음을 줄였다. 이 대표에 대한 신뢰도 한 몫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사심 없는 리더십을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과거 선거 때마다 다양한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번 선거에는 이 대표에 대한 신뢰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3년만에 간판을 마꾼다. 새 당명은 미래통합당으로 정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미래를 향한 전진 4.0과 합당해 창설될 신당의 이름이다.

◇기존 정체성 버리고 새 출발

'자유'와 '한국'이라는 기존의 정체성을 모두 버렸다. '자유'는 그동안 보수정당에서 당명으로 자주 쓴 단어다.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 자유당에 처음 쓰였다.

1990년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의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출범하면서 재등장했다. 이후 김종필 주축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회창‧심대평 주축의 자유선진당 등 때도 사용됐다.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 한국당의 과거 역사를 담고 있는 '한국'도 포기했다. 대신 '미래'와 '통합'의 가치를 새 당명에 담았다.

처음 신당명이 논의될 때는 '통합'의미를 강조할 수 있는 '통합신당'이 유력했다. 그러나 당명에 가치를 담자는 의견이 대두됐다. 그때부터 '미래통합신당'과 '미래한국통합신당'이 후보군으로 올랐다.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미래한국통합신당'이 새 당명으로 유력해 보였다. 한국당이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새 당명으로 '미래한국통합신당'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다.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연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한국당과 새보수당, 전진 4.0 등이 참여하고 있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뒤집혔다.

회의에서 기존의 한국당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있어서 '한국'을 빼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존의 자유한국당 이미지를 탈피해 새롭게 탄생하는 범중도보수신당의 이미지를 부각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선거운동할 때 너무 긴 당명은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 결과 '신'이라는 단어도 빼고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최종결정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분열' 위기 처음 느낀 보수진영

보수정당에서 '통합'을 당명에 넣은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보수정당 보다는 민주당 진영에서 '통합'이라는 당명을 주로썼다.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을 반복한 것은 주로 진보진영이었기 때문이다.

18대 총선을 앞둔 2007년에는 김한길 전 의원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다가 한달만에 민주당과 합당해 '중도통합민주당'을 창당한 게 대표적이다.

이듬해에는 새천년민주당 계열인 민주당과 옛 열린우리당 계열의 대통합민주신당이 합당해 '통합민주당'을 창당했다.

보수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겪기 전까지 사실상 '분당'과 '합당'을 많이 경험해본 일이 없었다.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에서 '친박계'(친박근혜계) 일부가 이탈해 '친박연대'를 만들었지만 당시 선거 분위기상 연대와 통합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탄핵사태 이후 보수진영이 바른정당과 대한애국당 등으로 분화됐다. '통합'이나 '연대'없이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인식이 보수진영을 감쌌다. 그 결과물이 '미래통합당'이다.

정현수, 김민우, 이원광, 이해진, 강주헌, 이지윤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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